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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기록입니다. 이 날은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어요. 신랑이 제가 메모했던 노트에 더해서 남긴 것을 토대로 포스팅 합니다.


이 전 포스팅에서 새벽에 119 구급차에 실려 동탄 한림대학병원 응급실 갔다 아침에 집으로 귀가했단 이야기까지 했죠? 그때가 7시 경이었는데 밤새 시달리느라 신랑이랑 저 둘 다 잤어요. ㅋㅋ 이렇게 마무리 되면 얼마나 좋았겠냐먄 7시 50분 경 또 두통 시작.


토요일이었고 119까지 불러 응급실 다녀온 마당에 그 다음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수술했던 서울삼성병원에 가는 걸로 했습니다. 진통제(세타마돌) 먹고 출발. 목적지는 서울삼성병원 응급실. 하루에 두 번 응급실을 가다니.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어요.


큰 수술을 큰 병원에서 한 건 잘 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퇴원 후 돌발상황에 대처하려면 집과 병원과의 거리라는 현실극복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수원에서 서울삼성병원이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던 날이에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고려했던 병원보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서 빨리 갈 수 있었으니까요. 분당서울대병원보단 멀지만. 암튼.


9시쯤 도착해서 접수하고 바로 응급실로. X-ray와 CT촬영 했고 진통제 투약했는데 유지되는 시간이 정말 짧더라고요. 2시간 정도? 진통제 맞고 좀 괜찮으면 잠들었다 아파서 다시 깼다를 반복한 것 같아요. 마약성진통제를 맞은 걸로 알고 있는데 추가로 맞으려고 해도 어느정도 시간 간격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걸 못버티겠더라고요. 계속 통증을 호소하는데 의료진이 해 주는 조치는 없고. 극심한 두통이라는 걸 이 날 제대로 알았잖아요.


소변을 받으래요. 화장실 갈 힘 없어서 소변기를 침대로 가져와 봤죠. 근데 봉지에 받고 소변통에 안 받아서 쓸 수가 없대요. 미침. ㅋㅋ 나중에 소변줄 연결해서 빼냈어요. ㄷㄷ 가래를 받으래요. 나와야 뱉죠.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올려서 뱉어야 하는데 머리에 힘이 어찌나 가해지는지. 가래 뱉는 것이 그렇게 힘들줄은 몰랐어요. 찔끔 뱉었더니 더 받으라고. 미침. ㅋㅋㅋㅋ


응급실 당직이었던 신경외과 의사(아마도) 선생님이 왜 아픈건지 X-ray나 CT상의 문제는 없다고 이상하다고 하고 간 것이 젤 기억에 남아요. 아파죽겠는데 진통제 안 주는 것 보다 더 화딱질나는 말이었고. 얼굴을 봤음 볼때마다 미워했을거예요. ㅠㅠ


그리고 38℃ 이상 열이 나기 시작했다는데 이건 전혀 기억에 없어요. 열나고부터 상황이 빨리 돌아갔나봐요. 피뽑고 뇌척수액을 뽑아야겠다 했대요. 그래서 새우자세로 누워 부분마취 후 요추천자를 했는데 뇌척수액이 탁하다네요? 뇌척수액 뽑고는 2시간 정도는 똑바로 누워있어야 한다고 해서 꼼짝없이 누워있었어요. 진통제 맞고 그냥 잤죠. 뭐.


시간이 흐르고 흘러 저녁이 되었어요. 뇌척수액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감염인 것 같다고 백혈구 수치가 높다고 했답니다. 아마도 뇌수막염. 뭔 날벼락인지. 상황을 인지할 틈도 없이 항생제 반응검사하고 항생제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입원병동으로 옮기게 되었어요. 재입원 결정. 땅땅땅.


밤 9시가 되어서야 입원실로 이동했어요. 정말 긴 하루였습니다. 신경외과 병동에 자리가 없어 72시간 머물 수 있는 응급병동으로 배정이 됐더라고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죠. 왜 제게 이런 일이!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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