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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시골 가기 전에 포스팅을 하면서 이런 이야길 했었지요.

http://qtotpz.tistory.com/289
저는 이번 연휴 두메산골, 핸드폰도 잘 안터지는 곳으로 갑니다. 인터넷은 꿈도 못꾸구요. 근처 상가도 없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갈 수 없어요. (간이역이라 하루에 한대인가 두대 기차가 서긴 하지만 내려서 산을 타야하지요) 그치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구요. 연휴날 만큼은 북적북적 친척들로 북적이는 곳입니다. 또 무지무지무지 자연친화적인 곳이랍니다. 히히. 전 그리로 잘~ 다녀 오겠습니다.

증거 보여드립니다.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그 안에 집한채 -_-!!!!!!





집이 이렇게 이뻐진것은 최근 1년~2년 전에 싸아악 갈아엎은거에요.

그전엔

-  아궁이가 있어서 거기로 불떼고, 고구마 구워먹고 밤 구워먹고 그랬답니다. 불장난는 여기서 다 한것 같아요. 지금은 그러면 못쓰지만 예전에 그 아궁이 불에다 개구리 구워먹기도 했어요. 사촌오빠 따라 주전자 하나 들고 따라다녔지요. 은근 막자란듯... ㅋㅋㅋ 밤엔 할아버지께서 아들, 손주 손녀 왔다고 땔감을 마구 넣어 등은 뜨겁고, 윗공기는 차서 아주 고역이었던 기억도 나네요.

- 화장실은 푸세식으로 집 밖에 있었구요. 진짜 어릴땐 거기 가는 것이 무서워 요강에 쉬야했었어요. 그건 정말 어릴적이었지만.. 제 경험상 푸세식 화장실과 요강은 시골집에서밖에 없었기 때문에 잊혀질래야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요강에 쉬야했을적(=초등학생?)엔 판자때기로 만든 푸세식이었는데 그 후엔 그래도 변기 모양을 갖춘 푸세식이라 밤엔 후레쉬 들고 밖에 동생 세워두고 가고 그랬어요. 번갈아가면서 지켜주기? ㅋㅋㅋ 그 안에 꾸물꾸물 벌레들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_-

- 문은 창호지(?) 문풍지(?) 발려있고 그 밑으론 바람 송송송 들어왔었어요. 고리를 거는 식의 여닫이 문. 밖에서 툭 치면 열리기 때문에 숟가락 하나 딱 걸어놓으면 완전 방어가 되었지요.

- 아궁이 때문에 높은 마루가 있었지요. 꼬꼬마 아이들이 뛰어다닐땐 떨어질까 걱정이 많았답니다. 제 밑으로 동생들이 줄줄줄줄줄 있기 때문에 그곳은 늘 위험지대였지요.

- 수도꼭지 돌리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나오는데 설날에 시골가서 머리감는거 진짜 ㅎㄷㄷㄷㄷㄷ 훗날 보일러가 들어오며 따뜻한 물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그것도 온 가족이 돌아가며 쓰기엔 턱없이 부족했지요. 그래도 깔끔 떤다고 머리 감은거보면 참 -_-ㅋㅋㅋ 전 도시녀였으니깐요. 근데 시골에 샴푸 뭐 이런 개념이 있나요. 거기에 퐁퐁 덜어놓은걸로 머리 감았던 적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진짜 많이 변했어요. 예전엔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것들이 너무 많아요. 어느날 갔는데 집이 세워져 있었구요. 그 다음에 갔더니 노래방 기기들 들여놨더라구요. (주변에 인가가 없어서 신나게 불러도 쫓아올사람이 없어요 ㅋㅋㅋ) 2층에 다락방도 만들 예정이라는데 다음에 가면 또 무언가 변해 있겠지요?


할머니, 할아버지 연세가 지긋하신데 이쁜 집 지어졌으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추석날 갔더니 이제 조금있음 시집가고 여기 올날이 얼마나 있겠냐며 (제가 여자 서열 2위에요) 부지런히 오라며 손 꼭 잡아주셨던 작은아버지(들), 시집 언제가냐며 쿡쿡 찌르던 작은어머니(들), 할머니께 용돈을 드렸더니 내가 니한테 받아서 되겠냐며 5만원권인데 5천원이라고 세시던(;;;;;) 할머니, 이제 술은 그만 잡숴야하는데 술때문에 맨날 할머니랑 실랑이 하는 할아버지 모두가 보고싶습니다.

예전엔 어린맘에 시골가면 할것도 없고(TV, 핸드폰, 컴퓨터, 슈퍼 x), 좁은 집에 애들 뛰어다니니 먼지나고 (알레르기 비염 땜에 ㅠ), 이래저래 불편해서 싫어했는데 지금은 그냥 무작정 가고싶은 시골집이 되어버렸습니다.


집 뒤에서 지게를 발견했어요. 예전엔 할아버지가 나무를 다 해 오셨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집을 지키고 있더라구요. 언제 만든 것인지 아직도 튼튼하기만 합니다. 어쩌면 할아버지께서 계속 술을 드시는 이유가, 소일거리가 점점 사라져서는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 다음 지도 한번 클릭해 보세요 -ㅅ- 주변에 뭐가 있나 ㅋㅋ
깜짝놀랐어요;;; 등고선밖에 없어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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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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