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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이 많이 쌓였네요. ㅎㅎ
(산부인과01) 미혼 여성들이여,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아라.
(산부인과02) 두근두근, 20대 중반에 산부인과 첫경험
(산부인과03) 자궁내막증? 용종? 그게 뭔데?
(산부인과04) CT촬영. 조영제의 그 혼이 나갈듯한 느낌이란.
(산부인과05) 수술을 결심하다. 더 이상의 병은 나오지 않았으면...
(산부인과06) 병가 일정 조율, 엄마에게 알리다, 보험들길 잘했어
다음 뷰 화면에 [산부인과 투병기]라는 탭으로 제 글이 몽땅 실렸어요. 완전 영광입니다. ㅠ_ㅠ

본문으로 들어갈께요..


 
고통스러운 하루가 계속 되었습니다...

수술하는 날 아침부터 물한방울도 마시지 못했는데.. 수술이 끝나고도 물을 못먹게 했습니다. 시원하게 물한잔 하고싶은데, 아무 이상 없을 것 같은데 괜히 야속한 마음만 들었습니다. 엄마는 수건에 물을 적셔 입을 닦아주었지만 그것마저 쪽쪽 빨아먹고 싶은 제 마음을 달래주질 못했지요.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그 기분. 사막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목은 또 어찌나 아프던지... 왜 목이 아프냐고 물어봤더니 수술 할 때 산소호흡기(?) 거 끼고 있으면 목이 아플 수도 있답니다.. 그것 때문에 입술도 부어올랐고, 입 안쪽도 헐었어요. 양치하고 뭐 먹을때마다 고통 어흐~...

입에 끼고있는 저것 때문에 목따갑고 입술 붓고 터지고... 손에 낀건 수술때 경험, 링겔은 수술 전-퇴원까지... ^^;;;


또, 수술 후 세시간정도는 잠도 못자게 하더군요.. 눈은 감겨오는데 통증도 있고 차라리 잠이라도 잤으면 좋겠는데...

꿍... 하고 있으니 간호사 언니가 오셔선 호흡하라고 다그칩니다. 이 내려가야 한다면서, 배가 볼록해질때까지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 천천히 내셔야 한다네요. 지금 호흡 안해서 얼굴이 시뻘겋지 않냐고... 밤까지 계속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쓰읍... 후우... 쓰읍... 후우..."
몸에 열이 확 올라오는것이 그 이유때문이었나 봅니다.

뭣 하나 맘대로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엉덩이는 또 왜그리 아프던지... 1시간 30분? 정도 수술실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면 수술로 치면 긴 시간은 아닌데 원래 꼬리뼈가 약한거 아니냐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간호사 언니였습니다.. -_-
욕창생긴거 아니냐고 허풍을 떨었는데, 이건 지금까지도 계속 아픕니다. 멍든것마냥 누르면 아프고, 누으면 베기고...


어느정도 진정이 되고나서 아빠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아빤 올라오지 못하셨거든요..
수술 잘 끝났다고 말하는데 무뚝뚝한 아빠의 반응에 괜히 상처받고... 그래도 아빠란 사실에 쬐끔 북받치더라구요. 통화를 길게 하는 것이 힘들어 엄마가 전화를 넘겨받고 이야길 더 나누러 병실 밖으로 나가셨고... 전 눈물 한방울 찍 흘러보내곤 언제 그랬냐는 척 하고 얌전히 누워있었습니다... ㅎ



시간도 더디게 갑니다...

집에서 가지고 왔던 삶은 고구마와 딸기는 엄마와 남친님이 계속 드십니다. 저녁 시간 되니까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분들, 보호자분들 다 밥 드십니다.
나는 그저 누워 주렁주렁, 링겔만 달고있고, 아- 고단합니다.

이거.. 여러번은 못할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밤이 되었습니다.

원래 병원이 그런 것인지... 모두들 10시쯤 되니까 잠자리에 드시더군요.

저는 그때까지 침대 밖으론 꼼짝도 못하고, 그렇다고 침대에서 책을 보는 것도 아니고.. 컴퓨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누워서.. -_- 그저 간호사 언니가 매 시간마다 체크하고 놓아주는 주사나 맞으며 시간을 때웠지요.

10시 30분. 병실 불이 전부 꺼졌는데 간호사 언니가 제가 있는 곳으로 옵니다. 소변줄 뺀다고.. =_= 네, 저 소변줄도 넣고 있었어요.. ㅠㅠ 화장실을 안가도 되는 참 신기한 녀석이지만.. 움직일 때 마다 요의가 느껴져서 마치 쌀것같은.......... 너무 찝찝한 녀석이었어요... 아잉 부끄.
여튼, 이 소변줄 빼고나서는 움직여도 되고 화장실 가도 되고, 물마셔도 된다고 하셨어요.
물이다. 물!!!!!!
기쁜 마음에 생수 작은것 한병 드링킹 드링킹... "그래 이맛이야!" CF를 찍어도 이보다 시원하게 마실 순 없을것이라 생각하며... ㅎㅎ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인터넷 세상에 접속할 수 있었죠. 화면도 안보고 두두두 쳐서 트윗을 날렸더니 오타가.. 그치만, 절실했던 한마디... "다시는 하고싶지 않아"


네. 진심입니다. 재발률이 높은 자궁내막증. 계속 들었던 말이었죠. 수술&마취 동의서에서도 기재했을만큼... 의사선생님은 세번까지 재발한 사람을 봤다고 하셨는데, 아, 나만은 그 경우의 예외였으면 하는 마음이 잔뜩 잔뜩... 드는건 사실입니다. 너무 힘들었던 수술 첫날이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둘째, 셋째날 휘리릭 정리하고, 퇴원 후 이야기 살짝 적을께요.
끝이 보입니다.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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