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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학교 연구실활동을 했었는데 지난 달 재학생과 졸업생이 만나는 동문회가 있다 해서 다녀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 자리를 가지는거라 즐거웠답니다. 제가 공대 출신이라 저 빼곤 다 남자들만 드글드글 한 모임이었죠. 근데 전 되려 편했어요. 제 위로 선배들이 없었으니 전 동기 아니면 왕누님이었거든요. ㅋㅋㅋ

재학생들이 어찌나 애기같던지. 09학번? 10학번? 그게 다 뭐에요? ㅋㅋㅋㅋ 군대 다녀온 복학생. 예비역인데 제 시점에서 보니 다 풋풋하더군요. 학교 다닐 때 예비역 오빠들이 막 복학했을 땐 뭔가 어렵고, 참 어른 같았는데.


졸업생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있었고 재학생들은 패기 넘치고 귀여웠어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생긴 에피소드 하나.

술자리에서 제가 술을 못 먹고 물만 홀짝 홀짝 마시고 있으니까 졸업생 오빠가 콜라랑 사이다를 시켜준댔는데 전 탄산 음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거절을 했죠. 그래서 그럼 과일쥬스를 먹을래? 라고 물어봐줬고 전 여기엔 없다. 괜찮다.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답니다. 극걸 본 다른 졸업생이 카드를 딱 꺼내면서 재학생한데 "야, 가서 과일쥬스 사 와" 하고 멋있게 말을 했답니다. 재학생은 "넵" 하고 후다닥 뛰어나갔고 한참 지나 돌아왔답니다.


재학생의 손에 들려있었던 것이 뭔지 아세요? 그건 바로 제주 감귤 쥬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순간 정적. 카드를 줬던 졸업생이 당황해서 "누나 이거 맞아요?", "야 이건 여기에도 있어" 이러고 전 "어? 어! 괜찮아 괜찮아" 사태를 수습하고, 재학생은 상황을 이해 못한다는 듯 긁적 긁적. ㅋㅋㅋㅋㅋㅋ

천원짜리 준 것도 아니고 카드를 주면서 사오라고 한 과일 쥬스가 이 과일 쥬스는 아니었을텐데 순진한 재학생이 어찌나 귀엽던지. 완전 엄마 미소를 지으면서 놀다 왔네요.


졸업하고 동기들이나 선후배간에 연락을 거의 안하고 지냈는데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 지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자리에서 일찍 일어나 돌아왔지만 다음에 이런 자리가 생기면 또 가야겠어요.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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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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