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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일이면 꼬박꼬박 광역버스를 탑니다.

광역버스는 도의 경계를 넘나드는 탓에(경기도와 서울) 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그러다보면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정차할 일이 없지 않습니까? 때문에 이 쪽에서 입석이면 저 쪽으로 넘어갈 때 까지 꼬박 입석이 됩니다. 그 시간은 적겐 40-50분, 많겐 1시간-1시간 이상이 걸린답니다.


배차간격이 빠른 버스는 일부러 꽉 찬 버스를 보내기도 합니다. 앉아서 가려고요. 빡빡하게 운행되는 출퇴근 광역버스는 노약자 좌석이고 뭐고 앉는사람이 장땡입니다. 줄을 서서 타기 때문에 앉아서 가고 싶으면 차를 보내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죠. 저도 그렇게 1대는 기본으로 보내고 많으면 3대도 보내곤 하는데요. ^^;; 출퇴근 시간은 정말 대박입니다.

그 출퇴근 시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애기 엄마가 3-4살? 간다면 유치원은 무리인 것 같고 어린이집에나 갈만한 쪼꼬만한 애기를 데리고 퇴근길 광역버스에 나란히 앉았더라고요. 처음엔 관심이 없었는데 애기가 울어서 쳐다보게 되었고 제 자리 대각선 앞 쪽에 있길래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안쪽에 앉아 있었고 애기가 바깥쪽에 앉아있었는데 애기가 울면 안아주고 그치면 옆 자리에 다시 앉히고 이렇게 반복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퇴근한 직장인들이 계속해서 버스에 올라탔고 좌석은 이내 채워졌습니다.


다 자리에 앉고 한 아저씨가 입석이었는데 딱 그 애기 엄마 있는 자리에 서더라고요. 애기가 작아서 안아줄 것으로 생각했었나봅니다.

그런데 애기 엄마는 미동도 없더라고요. 1-2정거장 더 갈 동안에 애기는 엄마한테 안겨있었는데 그 빈자리에 아저씨는 과감하기 앉지를 못하셨습니다.

그 때 제 생각은 이랬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6세 이하 어린아이가 보호자 동반으로 버스에 탔을 경우 무임승차가 가능한데 이 때 좌석은 확보되지 않는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좌석 확보하려면 애기도 정상 요금을 내야한다는 스티커를 버스에서 본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애기 엄마가 좀 너무하다는 생각. 꼼짝없이 서서 가는게 얼마나 지치는데 아저씨 뻘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정거장에서 우르르 입석 승차자들이 타는 바람에 아저씨는 포기하고 뒤로 물러섰는데 그 자리에 한 아주머니가 서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되었게요?

잠시 한 눈 팔다가 다시 봤더니 아주머니 결국 착석하셨더라고요. 주변에 입석자들이 많았는데(젊은 직장인들) 딱 그 아주머니가 착석. ㅎㅎㅎ 애기는? 당연히 엄마 품으로 갔죠.

보면서 역시 아주머니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뒷 이야기는 생략하고 아저씨 이야기까지 페이스북에 조잘거렸는데 거기에 갓난 애기를 키우고 있는 지인분이 답글을 이렇게 달아주셨어요.

엄마가 앉아있더라두 안고 가는거 은근 힘들거덩... ㅡㅜ
퇴근시간 서서가는 뽀씨 힘든것도 이해~ 애기엄마도 이해~ ^^;;;

그걸 보고나니 내가 애기 엄마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온갖 잡다한 생각이 다 얽히더라고요. (벌써 여기에 '생각'이 몇 번 등장합니까 ㅋㅋㅋ) 그 상황이었다면 성격상 민망해서라도 애기를 안고 있었을 것 같다로 우선 결론은 났지만 또 막상 현실이 되면 이해해달라고 외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싶고.


그날은 참으로 머리가 아픈 날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에서 어떤 인물에 제일 관심이 많이 가시는지요?

애기랑 나란히 앉아가던 애기 엄마?
애기를 안아달라고 말 못한 아저씨?
당당하게 자리에 착석했던 아주머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뽀?
직장인이면서 애기 엄마인 윤뽀의 지인?

버스 안이라는 작은 세상 속에 참 다양한 군상들이 있다는 것에 놀라웠던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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