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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복이 팔 힘으로 방향 전환을 살짝 살짝 하더니 186일엔 멀리서 이름을 부르면 기어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 후로는 뭐 여기저기 못 가는 곳 없이 기어다니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론 멘붕이었습니다.

매트 위에서 생활할 땐 매트만 신경쓰면 되었고, 제가 화장실이나 밥먹을 때 등 잠시 자리를 비워도 안심이었는데 오복이의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제어가 안 되더라구요. ㅠㅠ

신랑이랑 있을 땐 번갈아가며 볼 일을 보면 되지만 평일에 저랑 오복이 둘만 있을 땐 매트 밖으로 가면 잡아오고, 밖으로 가면 잡아오느라 하루가 갈 지경이었습니다. 제 체력이 급 저하됨은 말할 것도 없죠.

누워있기만 했던 지난 날

솔직히 바닥은 매트만큼 청소하지 않아 더럽기도 하고요. 매트와 바닥 높이가 차이나기 때문에 뒤집고 되집으며 꽈당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길 때를 대비해서 집 인테리어 하면서 방문 턱도 다 없애버렸지만 신발이 있는 현관으로 가는 문도 막아야 하고(중문을 돈 들여서 할 껄 그랬어요.) 창가 화분이라던지 뭘 치울 것도 많고요. 무엇보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어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ㅋㅋㅋㅋㅋㅋ

한눈팔면 바닥 행

그래서 며칠 진땀을 빼다 베이비룸을 냉큼 샀습니다. 베이비룸, 안전가드, 압축선반 등 다양한 제품을 짧은 시간에 찾아봤었는데 신랑이 안전가드나 압축선반 감당할 수 있겠냐고, 그냥 매트를 베이비룸으로 에워싸는게 좋겠다 해서 인지도가 가장 있는 햇님토이의 베이비룸으로 결정 하고 질렀죠.


햇님토이 베이비룸은 워낙 인기가 있어 중고로 팔아도 당일 올림 당일 판매가 될 정도더라고요. 저는 그 중에 구름빵 베이비룸으로 놀이판이 있는 걸로 골랐어요. 구름빵 베이비룸은 기본 베이비룸보다 가로 사이즈가 커요. 그래서 선택. 멜로디판은 아기체육관이나 다른 장난감에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놀이판을 선택했구요. 결론적으로 놀이판은 오복이가 너무 잘 가지고 놀았어요.


구름빵 베이비룸 한 세트로는 매트를 다 둘러쌀 수 없어서 추가판 2개를 더했어요. 한 면은 쇼파로 막고요. 간당간당하게 사이즈가 맞아들어갔어요. 오복이가 걷게 되면 동그랗게 에워싸서 별도 놀이 공간(볼풀 등)으로 활용해야 할 것 같아요.

암튼암튼. 설치하고 나니 오복이가 매트 밖을 벗어나 바닥으로 가는 상황은 종결되었고, 정해진 영역 안에서 신나게 잘 놀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제 기능엔 충실한거죠.

그.런.데.


타이틀에 적어 놓은 것 처럼 이거 계륵입니다. 갖다 버릴 수도 없고 진짜 웬만해서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지만 허접해요. 이게 왜 십몇만원을 주고 사야 하는지 이해가 좀 안되더라고요.

제품의 마감 처리가 깔끔하지 않아요. 군데군데 부스러기가 붙어있어요. 사용연령이 6개월 이상인데 6개월이면 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시기란 말이죠. 아기가 삼키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ㅠㅠ


또 구름빵 베이비룸이라 했지만 그 어디에도 구름빵이라는 티가 안나요. 문에 스티커 하나 붙어있는게 단데 이게 깔끔하게 붙어오지 않고 중간엔 울고있고 끝부분은 붕 떠있어서 진짜 떼서 갖다 버리고싶었어요. 일단 눌러서 붙여놓긴 했는데 보면 웃기다니까요.


그리고 놀이판에 붙어있는 다이얼. 나사를 스티커로 덮었음 얼마나 좋을까요? 이게 1부터 8까지를 의미하는 그림이 붙어있는건데 한 중간에 구멍을 뻥뻥 뚫어놓음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도 한 쪽은 스티커가 찢어져있습니다. 조악 그 자체. ㅠㅠ


그리고 놀이판에 딸랑이면서 돌아가는 구가 두 개 있는데 이건 뭐 어디 공사장에서 구르다 왔는지 기스란 기스는 다 가 있어요. 오복이가 이거랑 다이얼을 젤 잘 가지고 논다는 것은 함정. 그리고 다이얼 옆에 수화기 있는데 그건 저기 잘 거치가 안 되서 그냥 빼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판과 판을 연결하는 고리는 어떤 곳은 빡빡하게 들어가고 어떤 곳은 헐겁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어떤 곳은 옆으로 좀 휘었고, 어떤 곳은 들면 쑥 빠지고 그래요.


아기가 바닥으로 내려갈 수 없게 가드 역할을 해 주고, 오복이가 놀이판을 잘 가지고 논다는 것 빼곤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요. 허접허접허저비. ㅠㅠ

지금까지 오복이와 관련된 많은 용품을 사 봤는데 돈 쓴 것 대비 맘에 안드는 것으로는 1순위입니다. 필요하긴 한데 안 쓸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제품의 질이 이러니 정말 계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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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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