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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이가 이유식을 시작한지도 이미 수개월 째. 초기, 중기를 지나 후기 이유식 중이고 하루 세 번 먹고 있는데요. 만 10개월 어느날 갑작스럽게 이유식 먹기를 거부하는 겁니다. 아니 왜?

언제 어디서든 잘 먹었는데...

후기 이유식은 한 번에 약 150ml를 먹는데 뒷심이 부족해서 잘 못 먹을 땐 쌀과자를 쥐어주면서 거의 다 먹게 했고 먹었거든요. 그런데 이유식을 거부하면서는 세네숟가락 먹고 입을 아주 앙 다물어버리는 겁니다. 쌀과자를 주면 입을 벌리긴 하는데 그것도 몇끼 하더니 약발이 다 되었는지 과자만 먹고 이유식은 뱉어버리기까지. ㅠㅠㅠㅠㅠㅠㅠ

시판 이유식

만들어 먹는 이유식도, 사 먹는 이유식도 모조리 거부를 하니 재료나 맛 때문은 아닌 것 같고 남긴 이유식을 버리면서 정말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화도 내 보고, 얼러도 보고 오버액션 해 가며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써 봤는데 한 번 다문 입은 벌어지지 않고 관심 없다는 듯 양 팔을 휘젓고 고갤 돌리니 아주 속이 터지더라고요.

본죽베이비

그와중에 시댁엘 갔는데 오복이가 잘 못먹으니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얼마나 속상하시겠습니까? 만든 것과 산 것을 다 가져 갔는데 산 이유식은 맛이 없나 보다며 만들어 먹이라고 하시고, 먹이다가 억지로 안 먹이려고 하니 그 숟가락 이어받아 못 움직이게 딱 붙들고 막 밀어 넣으시는데 그렇다고 먹을 오복이가 아니죠. 손주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시부모님께서 당연 속상하셨겠지만 그 이상으로 저도 속상했어요. 자주 뵙는 것도 아닌데 평소 잘 먹는 모습을 보여드리지도 못했고 육아관 차이에 의한 스트레스도 받았고요.

김명희3분간편한끼

그래서 월요일에 소아과 출동 했습니다. 열이 나거나 아픈 기색은 없었지만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았고 상담을 통해 '의사 선생님이 이랬다' 라는 걸 좀 얻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요. 그 주말에 변을 평소와 다르게 보기도 했었는데 아침에 얼굴에 빨간 발진이 두 개 올라와 있어 겸사겸사.

발진

청진하고 입 안, 귓 속 등 꼼꼼하게 살펴보시더니 감기 바이러스가 기침, 콧물 같은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속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며 어떤 바이러스에 의해 일시적으로 그런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한다 하시더라고요. 얼굴에 나타난 발진도 그런 이유에서일 가능성이 크다네요.

거버이유식 망고

이유식을 억지로 먹이기보단 먹고싶어 하는 것(예를 들어 모유 또는 분유)을 먹이고 추후 음식에 관심을 나타내면 그 때 이유식을 먹이는 것이 좋겠다 합니다. 오복이의 경우 이유식을 지속적으로 안 먹은 것이 아니라 갑자기 거부한 것이고 물 등 다른 것은 먹으니 교정할 필요가 없고 감기라 하더라도 약먹을 정도는 아니니 열흘 정도는 그렇게 해 보고 열나거나 토하거나 하면 다시 오라 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왔습니다.

엄마가 만든 이유식

그리고 소아과 다녀온 그날 저녁 기적처럼 다시 쫘압쫘압 입을 벌리고 이유식 한 끼를 다 먹었답니다. 잘 먹으니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지. "돌아왔구나"를 외치며 기분 좋게 먹이고 재웠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포스팅 중. ㅋㅋㅋ 이게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있는데 날이 밝아 봐야겠죠. 예약 발행 될 시점엔 결과가 나올텐데 두근두근 합니다. ^^

※ 아기가 10개월 무렵 이유식을 갑자기 거부한다면? 윤뽀가 생각하는 check list!

- 이유식 재료의 알갱이 크기를 체크 해 보세요. 10개월이면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갈 즈음인데 이 시기에 대응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요? 저는 이것 때문에 일부러 시판 이유식을 시켜봤어요.

- 이유식을 만들 때 충분히 익혔는지 체크 해 보세요. 일전에 오복이가 잘 안먹어서 제가 먹어봤더니 아기가 먹기엔 조금 딱딱하게 씹혀 다시 끓여 준 적이 있어요. 그 후엔 잘 먹었어요.

- 생선이나 고기는 비린 맛이 나서 싫어할 수 있어요. 버섯은 향이 나서 싫어할 수 있어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한 번 데쳐 사용하면 좋아요. 오복인 이 경우가 없었지만 이유식 식재료 살 때 메모지에 적혔던 것이라 적어보네요.

- 평소 간식이나 모유 또는 분유를 너무 많이 준 것은 아닌지? 10개월이면 이유식 양을 늘리고 모유나 분유는 줄여나가야 해요. 돌 무렵엔 보통 모유나 분유를 끊죠. 또 간식을 배부르게 먹음 이유식을 잘 안 먹겠죠. 간식은 자극적인 것을 자주 먹어 입맛을 변하게 할 수도 있으니 조심. 오복인 간식을 많이 안 주기 때문에 이 경우가 아니었다는 것. ^^;;

- 수족구 등 아픈 것은 아닌지 체크 해 보세요. 수족구는 입 안에 물집이 잡히기 때문에 먹는 것을 거부할 수 있어요. 기타 목이 부었거나 입 안에 상처가 있음 음식물 삼키는 것이 힘들겠죠. 오복이는 감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으니 이건 병원에서 체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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