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유식과의 전쟁은 일반 밥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종전이 될 수가 없네요. 끝났다고 생각하던 차, 더이상 이유식 시간이 두렵지 않으려던 차에 엄청난 복병을 만나고 말았어요. 오복이 돌이라고 양가 부모님 및 형제 초대해서 간단히 식사를 했거든요. 아직 안 된다고 말씀드려도 "이건 된다", "뭐 어떠냐의 괜찮다" 푸쉬로 엄마 알게 모르게 이것저것 입에 넣은 것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그 이후로 정말 뚜껑 열리게 이유식을 안 먹었어요. 눈물나고, 화나고 너무 힘든 시간이었어요.

내가 갑이오

보통 한끼에 170g을 먹어요. 반이라도 먹으면 좋으련만 분유도 하루에 200ml 먹고 끊어가는 중인데 한 숟가락 먹고 입을 꽉 닫아버리니 사람이 미치죠. 구운 김이나 쌀과자를 같이 주면 그나마도 먹었는데 것도 안 먹히고 한시간 내내 붙들고 씨름하려니 부처가 아닌 이상 견딜수가 없겠더라고요. 맨밥도 줘 보고, 간식을 아예 안 주기도 하고, 장난감 왕창 주기, 영상 보여주기, 숟가락이랑 그릇 바꿔보기, 요거트에 찍어주기 등등 별의 별 짓을 다 했어요. 하지만 쌓여가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시작했다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끝나는 이유식 시간. 이게 하루 세 번. 이게 며칠. 화낸것에 미안하고, 안 먹으니 속상하고, 감정제어가 맘대로 안되어 혼났어요.

수습불가, 화장실 행

일주일 가더라고요. 일주일 정도 되니 원래 패턴을 찾았어요. 지금은 입 쩍쩍 벌려서 170g 부족하다고 난리에요. 190g까지 줘 봤는데 뚝딱이에요. 한 숟가락 떠서 쥐어주면 자기가 먹고 또 퍼달라고 숟가락 들이밀고요. 간식도 없어 못 먹고, 먹다가 밥풀 하나, 과자 하나 엄마 입에다가 넣어주는 여유도 있어요. 제 밥그릇 같이 놓고 먹음 그것도 달라고해서 맨밥도 조금씩 줘요. 아주 먹여주는 재미가 있다니까요.


이번주 들어 이렇게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저는 사실 다가오는 설이 두렵습니다. 악몽같았던 지난 일주일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멘탈이 견딜 수 없을거예요. 어차피 다 먹어야 할 것이긴 하지만 이유식 시기를 잘 거쳐 씹고 맛보는 재미를 알고, 변비 없이, 편식 안 하고, 짜고 단 맛에 길들여지지 않은, 군것질을 즐기지 않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엄마의 희망사항으로만 끝이 날 것인지. 양가 부모님의 협조가 정말 절실한데 말지요.


엄마의 육아는 가족의 도움 없이 힘들어요. 이유식뿐만 아니라 좀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훈육할 때 제 1 양육자인 엄마를 존중해 줘야 하거든요. 그 순간만 보고 혹은 예쁜 모습만 보고 싶어서 훅 개입하여 오냐오냐 해 버리거나 엄마 너 왜 그러냐고 때찌때찌 양육자를 탓하면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거든요.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가족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에고. 이번 설엔 가족들과 진지하게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음 합니다. 정말 그래야해요. ^^;;;;;;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윤뽀

일상, 생활정보, 육아, 리뷰, 잡담이 가득한 개인 블로그. 윤뽀와 함께 놀아요. (방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