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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전의 아기를 돌본다는 것은...' 이라고 폰 메모가 남겨져있네요. 오복이 돌이 한 달 좀 더 지났는데 그 전에 힘들다며 메모해뒀나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혼자서 감당하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는 것들. 다시 보니 새롭네요. 마무리해서 발행해요.




. 자고싶을 때 자고 싶다.

12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나던 출산 전의 생활 패턴은 무너진지 오래. 신생아 땐 24시간 내내 2-3시간마다 수유를 해야 했고 12개월인 지금도 새벽에 뒤척이는 아이 때문에 쭉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수면 패턴이 생겨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데 1년동안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아시겠어요?




. 먹고 싶을 때 먹고 싶다.

규칙적인 차려진 세끼 식사는 바라지 않습니다. 출산 전에도 그러진 않았으니까요. 다만 먹고싶을 때 먹고싶은데 그게 쉽지 않아요. 엄마 찾는 아이, 혼자 놀다 사고치는 아이(넘어지거나, 손이 어디 끼거나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등등), 예민해서 자다 깨는 아이 상대하려면 국에 밥말아 호로록, 시리얼 호로록, 빵 우걱우걱 정도가 감지덕지죠. 그마저도 서서 먹거나 급하게 먹어야 하고 끊고 다시 먹어야 하는 때가 있어요. 만성 소화불량은 달고 살아야해요. 트림을 엄청 해요.




. 싸고 싶을 때 싸고 싶다.

화장실 문 여는 소리가 들리면 멀리 있다가도 쫓아오는 아이. 문을 닫으면 두드리며 울고, 열면 들어와버려 엄마 무릎에 앉게되는 아이. 아 정말 싸고 싶을 때 싸고 싶다고요. ㅋㅋㅋㅋ 보채는 아이가 있는데 나올 것이 제대로 나오겠냐고요. ㅋㅋㅋㅋ 아이가 자는 동안에 맘 놓고 쌌는데 깰까봐 물 바로 못 내린 적도 있어요. ㅋㅋㅋㅋㅋ 생리하는 날은 어떻구요? 엄마도 여자인데 문 열어놓고 볼일 보면 기분이 묘해요.




. 씻고 싶을 때 씻고 싶다.

위와 같은 이유로 씻는 것 조차 내 맘대로 안 됩니다. 그치만 외출할 땐 제대로 씻어야 하니 쏘서, 점퍼루, 보행기에 앉혀두고 문 열고 씻는데요. 내 자식이긴 하지만 뚫어지게 나만 보는 아이 앞에서 알몸이 되니 부끄럽기도 하고, 겨울이라 문 열고 샤워하는 건 싫어싫어! 어차피 빨리 씻고 나와야 하는 것, 세수랑 머리만 후딱 하고 나옵니다. 양치는 밖에서 부엌 개수대를 이용. ㅠㅠ




. 꼼꼼해지고 싶다.

물건을 살 때 발품파는 것은 어림도 없고 인터넷으로라도 꼼꼼히 보고 싶은데 그것마저 허락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쇼핑 실패 확률은 점점 올라가고요. ㅋㅋㅋ 꼭 필요해서 산 것이지만 대충 사게 되니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요즘은 폰으로도 쇼핑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꼼꼼과는 거리가 멀어지네요.




. 시간이 있는데 시간이 없다.

하루 종일 아이와 있다는 건 어찌 보면 시간이 많게 보여요. 여유 있을 것 같죠. 그러니 "집에서 하루 종일 애만 보면서 뭐 했어?"라는 x같은 소리가 나오겠죠. 끊임없는 인터럽트 사이사이에 있는 시간. 니가 한 번 활용해보라고 하고 싶네요.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을 때 할 수 없는 제약을 받으며 24시간 내내 긴장상태에 있어야 하는 엄마입니다. 그러다 아이가 다치면, 때를 부리면, 밥을 잘 안 먹으면 그 죄책감과 책임 또한 고스란히 엄마 몫이죠.




그래도 아기가 아프지 않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그게 좋고, 뒤집고, 앉고, 서고, 걸음을 떼면 기쁩니다. 웃으면서 짝짜꿍, 곤지곤지 개인기하기 시작하면 내 새끼 천재인 것 같아 뿌듯하고, 주변의 응원과 퇴근한 신랑이 힘들지만 육아에 적극 참여해주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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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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