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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후반기는 오복이가 어린이집에 가면 마음이 불안해서 힘들었습니다. 같은 반 친구를 문다는 거예요. 특히 여자 친구 한 명을 반복해서 물어서 제가 대역죄인이 된 것 같았어요. 직접 맞은 것도 아니고 때린 것도 아닌데 부모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펀치!!!!!

두 돌이 안 된 영아의 돌발 행동. 무는 행동은 집에서는 하지 않는 행동이라 말로만 전해 듣는 그 상황이 낯설었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는 시기가 아닌데 같은 행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니 난감하기도 하고 그랬죠. ㅠㅠ

아무것도 몰라요

따져보면 총 열 번도 안 되는 횟수지만 이제 괜찮겠지? 안심하고 잊을만하면 물었다고 하니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상대 어머니께서 처음에는 괜찮다, 우리 아이도 같은 행동 할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3번? 4번째 정도엔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은 어떻겠냐며 말을 꺼내시더라고요.

정신수양

담임선생님의 말씀으론 활달하고 함께하고 싶은 여자 친구의 성격과 조용한 편이고 방해받고 싶지 않아하는 오복이의 성격이 달라 생기는 문제인 것 같고, 이맘때 아이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이라 상담할 정도는 아닌 것 같대요.

시무룩

그치만 작은 가정 어린이집에서 오복이가 요주의 인물이 되어버리고 행동에 제약을 받는 (선의의 다가섬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보육교사의 현실) 상황이 서로 불편한 것은 자명한 일. 정말 심리상담기관에 찾아가볼까 고민도 했었어요. 그 친구랑 둘만의 시간을 따로 마련해줘야 하나, 어린이집을 그만둬야 하나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죠. ㅠㅠㅠㅠㅠㅠㅠ

지지!

해결은 간단하게 된 것 같기도 한데 결국은 시간이 답이었던 것 같고요. 그 과정에 훈육인 듯 아닌 듯 계속 이야기를 해 줬어요. 상황이 되면 인형을 가지고, 엄마나 아빠를 대상으로도 물면 아프다, 무는 행동은 올바르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시켰어요.

깨물!히힛

그리고 시기적절하게 동생네 집에 새끼 고양이가 들어오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새끼 고양이라 한참 물어뜯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제 손가락을 물어도 그렇게 아프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복이가 보는데서 새끼 고양이가 물면 그 고양이한테 "물면 안돼!"를 가르치고 "아야! 아파!" 오버했어요. 오복이한테 엄마 물려서 아프다고 보여주고. ㅋㅋㅋ 이게 수개월은 지난 일이고 단 하루 있었던 일인데 오복인 아직도 제 손에 상처처럼 생긴 점을 보며 새끼 고양이가 물어서 그렇다며 아파서 발라야 한다며 로션을 발라줘요.

때찌!

올해 들어선 잠잠하다 했는데 얼마 전에 손을 물려 왔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선생님께서 어떤 아이가 물었는지 알려주진 않으셨지만 이제 어느 정도 대화가 되다 보니 누가 물었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제가 알기론 그 친구는 오복이보다 개월 수가 늦어 따져보면 오복이가 한참을 물 때 정도인 것 같더라고요. 제법 세게 물려서 속상하긴 했지만 (며칠 자국이 갔으니까) 불과 몇 개월 전 오복이를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전에 그 친구를 문적도 있으니 주거니 받거니,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됐구나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요.

아파쪄요

육아가 정말 힘들어요. 나쁜 행동인지 알고 했던 모르고 했던 가해자 부모가 되면 그 나름으로, 피해자 부모가 되면 또 그 나름으로 멘탈 붕괴. ㅠㅠ 지금 3살인데 앞으로는 무는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꼬집고 할퀴고 치고 박을 수도 있겠죠. 왕따를 당할 수도 시킬 수도 있겠고. 내 아이는 다 피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일 겪어보니 맘처럼 되진 않을 것 같고요.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어린 아이라서 그렇다는 이유도 핑계고. 점점 생각하면 한숨만. 그저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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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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