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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기록입니다. 지금껏 이렇게 수액을 오래 달고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장기간 주사바늘을 꼽고 있다 보니 별 일이 다 있더라고요. 혈관손상. 왼손등이 부어서 수액 줄이 막혀 오른팔로 주사바늘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금식이 시작되었어요. CT 찍는다고요. MRI는 금식이랑 관계가 없는데 조영제 넣는 CT는 꼭 금식이 들어가더라고요.


CT는 혈관모세포종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이게 10% 정도 본 히펠 린다우병이 동반된다고해요. 망막과 복부 장기에 동시에 종양이 있을 수 있단거죠. 그래서 CT로 확인 차 찍는 거였어요. 저녁에 교수님 회진 때 들어보니 다행이 이쪽은 문제 없다고 합니다. 안과는 소견이 있을 때 협진한다고 하셨고요. 휴. 유전이 어쩌구 그래서 너무 걱정됐었거든요. 한숨 놓았습니다.

혈관모세포종(Hemangioblastoma)

혈관모세포종은 양성종양으로 성장속도가 느리고, 주위 정상조직과 잘 구분이 되며 침윤도 드뭅니다. 대부분 뇌의 밑부분 즉 후두와의 소뇌나 뇌간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혈관에 있는 세포에서 기원한 종양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따라서 혈관분포가 무척 풍부한 종양입니다. 혈관모세포종은 모든 원발성 뇌종양의 2%를 차지하며 혈관모세포종의 10% 환자에서 본 히펠 린다우병(von Hippel-Linda disease)이 발견되는데, 이 경우 망막을 포함하여 다발성 종양이 발생하게 되며, 또한 복부 장기에 다발성 난종 및 종양이 동시에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환자에게서 발견이 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유전이 되게 되며, 따라서 가족력이 중요합니다. 후두와에 발생하는 특성 때문에, 종양의 크기가 증가하면서 수두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 오심, 구토, 보행이상 등입니다. 진단을 확실히 하기 위해 혈관촬영술을 해야 하고, 수술적인 종양의 제거가 기본치료방침이며, 낭성 부분이 없는 비교적 크기가 작은 종양이 위험한 부분에 위치하는 경우 뇌정위 방사선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세브란스 병원 뇌종양센터, 뇌종양 정보에서 발췌 [링크]

수술 전 날이라 동의서 작성이 많았어요. 조영제넣고 CT 찍는다고 하나, 수술 후 중환자실 이동하는 것에 대한 동의서, 수술 후에 수액 뽑고 난리치면 안 되니 팔이나 다리 묶을 수도 있다는 신체억제대 동의서도 사인했습니다. 그리고 인체 유래물 등의 기증 동의서도 작성했는데 떼어낸 종양을 연구 목적으로 쓴다는 내용이었어요. 혈관모세포종이 그리 흔한 것 같지 않아 사인했네요. ㅋ

혈전 방지용 압박 스타킹

그리고 대망의 수술동의서. 이건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 설명을 하는지라 사람을 피말리게 하는 것 같아요. 제 종양의 위치가 소뇌쪽이거든요. 그래서 뒤쪽 머리를 절개해서 들어간다고 해요. 네비게이션 MRI 찍은 걸로 정확도를 더 높인다고 합니다. 종양 제거가 1차 목표고 혈관모세포종이 맞는지 확인하는게 2차 목표래요.

개두술 설명

뇌종양은 100% 제거라고 말하기가 어렵대요. 예를 들어 위에 생긴 종양은 멀쩡한 위까지 도려내서 100% 제거했다고 할 수 있으나 뇌는 그렇게 하기엔 너무 많은 부작용, 후유증이 생기니 눈에 보이는 한 다 제거했다라고 말한답니다. 그 후로는 추적관찰 하는 수밖에 없답니다.


환자는 마취하고 난 후라 모르는데 수술할 때 머리가 움직이면 안 되니 핀으로 고정을 한대요. 경우에 따라 이 부분 한 땀 정도 꿰매야 할 수 있고 드물지만 간혹 골절되기도 한답니다. 무서운 말이지만 이게 수술에 비하면 중요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는 거. ㅠㅠ


그리고 후유증 설명을 해 줍니다. 출혈, 뇌경색, 뇌출혈, 뇌부종, 감염, 척수액이 샐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고 이로 인한 치료 과정에서 재수술, 드물지만 소위 목숨이 오락가락 할 상황도 있다고 하셨어요. 그럼 마비, 감각이상, 인지이상, 언어이상, 시력, 청력 상실 같은것도 따라올 수 있고요.


전 소뇌를 누르고 있는 종양이니 그 부분으로 한정을 시키면 미세운동이 어려워지거나 어지럽고 보행이상(휘청거림)이 있을 수 있다네요. (그것 땜에 수술하는건데! ㅠㅠ)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호전이 안 될 수도 있답니다. 그리고 소뇌쪽으로 신경이 많이 지나가는데 삼키고, 숨쉬는 신경, 청각, 안면마비 등등 관련 신경이 손상 받음 그쪽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둘 순 없는 상황인거죠. 종양이 작아질 확률이 너무나도 낮으니까요. 무조건 더 커진다고 봐야하고 그에 따른 위험도도 더 커지니까 가능성이 젤 좋을 때 수술한다고 생각해야 한답니다. 교수님 외 의료진을 믿고 가는겁니다. ㅠㅠ


수술은 대여섯시간 걸리는데 하루 이틀 중환자실에서 경과를 볼꺼고 이상 없음 일반 병실로 올 거래요. 수술은 5월 12일 2시 정도. 더 당겨질 수 있고 미뤄질 수 있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밤 12시부터는 금식에 들어가야 한답니다.

항생제 반응 검사

수술할 때 항생제 쓰는데 문제없는지 테스트를 팔에 30분 정도 하고 소독샴푸라는 걸 받아서 그걸로 머리를 감았어요. 그리고 변비약을 먹었는데 신경외과에서는 응가 할 때 힘쓰면 뇌압 높아진다고 대변에 민감하더라고요. 매일 응가하는 편이 아니라 꿀떡꿀떡 잘 먹었습니다. ㅋㅋㅋㅋ 다음 포스팅은 수술 이야기겠네요.

소독샴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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