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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토요일. 뇌종양 수술 후 감염(아마도 뇌수막염)으로 재입원 결정. 오복이는 엄마, 아빠와 떨어져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음날 어린이집 안 가는 오복이가 병원에 왔습니다. 제 컨디션이 받쳐주지 않아서, 감염이란 말을 듣고 재입원 한터라 전염이 걱정돼 신랑만 보내고 전 병실에 있었어요. 그렇게 오복이와 11층 사이에서 헤어지고 신랑이 나중에 해 준 이야기에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병원 간다니까 자기 가방에 누가크래커(대만과자)를 주섬주섬 챙기더래요. 친정엄마가 데리고 온 거였는데 사정 모르는 친정엄마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대요. 오복이가 먹고 싶은 과자 챙기는가보다 한거죠.


신랑이랑 친정엄마랑 교대하고 오복인 신랑이랑 차타고 가는데 가방에서 누가크래커를 꺼내며 아빠 먹으라고 주더랍니다. 신랑이 "엄마도 이거 좋아하는데..." 이러니 엄마 것도 있다고 했대요. 빨리 말하지! ㅜㅜ


사실 누가크래커는 오복이가 안 좋아하는 과자거든요. 누가를 남기고 크래커만 갉아먹어서 "이렇게 먹을 거면 먹지 마!" 하고 금했던 과자예요. 오복이한테 누가 크래커는 엄빠 꺼라는 인식이 있어요. 정말 배고픈데 이것밖에 없다 할 때 겨우 먹는 과자. 그걸 엄빠 병원에 있다고 챙겨 온 거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눈물이 핑.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4살 아이가 엄마 생각해서 가져왔을 텐데 못 알아줘서 속상했어요. 어쩜 그리 예쁜 생각을 했는지. 그래서 신랑한테 가방 다 비우고 누가크래커는 엄마한테 전해줬다 하고 엄마가 고마워서 주는 거라며 웨하스를 넣어주라 했어요. 웨하스는 제가 최근 2번 사준적 있는 '너와 나의 연결 고리' 거든요. 신랑은 무드 없이, 가방 다 비우고 거기 넣어주란 디테일을 패스하고 전달만 했던데 오복이한테 엄마 마음이 잘 전달됐겠죠?


5월 8일 입원해서 18일 퇴원, 엄마 졸졸 쫓아다니던 오복이 많이 안아주지 못하고 이틀만에 재입원해 생이별을 또 겪게 했으니 엄마로선 빵점이네요. ㅜㅜ 재입원하고 주말이 몇 번이 지나갔는지. 주말에만 오복이 만나는데 그때마다 오복이는 집에 있는 누가크래커를 담아 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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