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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삼성병원 입원 중 6월 12일 기록입니다.

입원 한 달 넘게 하면서 거의 다인실에 있었습니다. 여러 환자+보호자와 부대끼며 지내며 별의 별 일이 다 있었어요. 섬망 증세가 있던 환자(밤새 이야기하고 어딘가 전화하고 ㅠㅠ), 네블라이저랑 산소 달고 있었던 환자(밤새 기계소리 ㄷㄷㄷ), 응급 상황도 있어(혈압이 떨어지고, 불러도 반응이 없고 등) 같이 조마조마 하기도 했고, 새벽 간호사 라운딩에 검사, 수액 등 자다 깨는 일은 빈번했었어요.


헌데 코골이가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몰랐어요. 코골이, 나름 익숙하거든요. 근데 오늘 정말 역대급 코골이! 대환장파티였어요. 3~4명이 동시에 고는데다가 게중 2명의 사운드는 가히 가공할만 했어요. 코골지 않는 사람들이 자다 깨서 헛웃음 짓고, 투덜거리고. 간호사가 "귀마개 드릴까요?" 라고 물어본 것은 입원 한 달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참다못해 귀마개를 받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휴.


사실 평소 신랑이 코를 골아요. 오늘은 신랑이 병원에서 자는 날은 아니었습니다만. ㅋ 암튼 신랑이 코를 골면 전 툭툭 쳐서 깨워요. 저도 못 자지만 다인실에서 다 같이 힘들잖아요. 서로 수면방해 받으니 스트레스긴 해도 옆에 사람이 해결 안 해주면 머리 수술 한 환자들만 모인 신경외과 병동에 혈압 올라서 어찌합니까. 근데 오늘은 그게 안 되니 너무 힘들었던거죠. 게다가 오늘은 제 생일. 병원에서 맞이하는 생일을 퀭하게. 하하하하하하.


생일이라고 전산 상에서 확인이 되는지 아침밥에 미역국이 나왔어요. 오, 서울 삼성병원 센스 있죠? ㅋㅋ 원래 수제비였는데 말입니다. 잠 못 이룬 밤, 미역국으로 위로 받았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감성을 건드려줘서 좋았어요. 여기가 병원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


월요일부터 항생제 끊고 지켜본다고 했는데 처방이 안 났는지 여전히 투여가 됐어요. 새벽 5시, 정오, 저녁 8시경 이렇게 하루 3번 2종의 항생제를 맞는데요. 새벽에 맞고 아파서 바늘 빼서 옮겼거든요. 근데 점심에 맞고 혈관 상해서 또 빼고 옮겼어요. 하루에 몇 번 정맥주사팀을 만나는지 몰라요. 에휴.


오후에 담당교수님 회진 오셨는데 항생제 끊은 걸로 아시는 것 같더라고요. 점심까지 맞았다니 "응?" 이런 뉘앙스를 풍기셨어요. 교수님과 주치의 소통의 문제인지, 저와 교수님의 소통 문제인지. 항생제 맞는 과정이 편치 않은 저로선 그런 반응, 속상했어요. 항생제는 결국 저녁부터 빠졌고요.


핵심 회진 내용은 항생제 끊고 하루 이틀 지켜보고 퇴원할 수 있다고 하셨고요. 퇴원해서도 스테로이드와 진통제는 유지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다음 외래 볼 때까지요. 2주정도 뒤에 외래 볼 건데 그 후에 줄인다네요. 화학적 감염에 스테로이드가 효과가 있다고요. (뇌수막염인데 원인 균이 없네요. ㅋㅋ)


퇴원 이야기가 빈번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생일 전 퇴원을 바랬는데 그건 오늘로 물 건너갔고요. ㅋㅋㅋㅋ 남은건 그저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겁니다. 그 날이 멀지 않은 걸 계속 계속 확인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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