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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소설을 찾아 읽는 중입니다. [기다렸던 복수의 밤], [침묵을 삼킨 소년], [돌이킬 수 없는 약속]에 이어 [허몽]과 [어둠 아래]를 읽었습니다. 최식작을 먼저 접하고 작가 따라 전작을 찾다보니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허몽]은 2010년, [어둠 아래]는 2011년 국내 출판되었습니다. 그래서 구하기 어렵더라고요. 알라딘 기준으로 두 책 다 품절상태였습니다. 물론 전 도서관을 이용했습니다. ㅋ



[허몽]은 정말 빨리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울화통이 터질 것 같은 사건이라. 뉴스보면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정신병이 있어서 이런 이유로 정상참작되는 경우를 종종 보잖아요? [허몽]에선 그걸 다룹니다.

일본 형법에도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거나 형을 덜어주는 조항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후지사키 히로유키도 통합실조증(정신분열증)이란 이유로 빠르게 사회로 복귀합니다. 미카미 고이치와 하시다 사와코는 그에게 딸을 잃고 이혼했어요. 한 가정이 파탄이 났는데 어떻게.

법이 무차별 살인자를 심판하지 못하면? 특히 자식 잃은 부모라면? 미쳐버리지 않을까요? 스스로 복수의 칼날을 갈지 않을까요? 정말 속상한 이야기였습니다. 속이 시원하게 사이다를 들이켰어야 했는데 또다른 정신질환자 유키의 이야기까지 얽혀들며 목이 턱턱 막혔습니다.

[허몽]까지 읽고나니 야쿠마루 가쿠 작가의 스타일이 대략 이런 거구나 느껴졌습니다.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어렴풋이. 어떤 소설을 읽고나서 '어? 이 작가 혹시?'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요.

허몽 - 10점
야쿠마루 가쿠 지음, 양수현 옮김/북홀릭(bookholic)


[어둠 아래]는 그냥 그랬어요. 산만하게 읽어서 내용도 뭐였더라? 자꾸 다시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다루는 범죄 자체는 아동 성범죄라는 무거운 주제인데 사형집행인을 흉내낸 상송에게 그다지 이입이 안 됐어요. 내 딸이 소중하면 남의 딸도 소중하다 여겨야지, 그러니까 진작 잘하지, 그렇다고 니가 뭔데?, 너나잘해.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동 성범죄자를 단죄했다는 이유로 상송은 '잡히지 않았으면'하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그 점은 일전에 다음에서 연재됐던 웹툰 [국민 사형 투표]를 떠오르게 합니다. 명백하게 죽어 마땅한 죄를 저지른 사람을 경찰이,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걸 [어둠 아래]에서는 상송이, [국민 사형 투표]에선 개탈이 합니다. 통쾌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건 곤란하겠죠. 우리 사회의 체계라는게 있으니까.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니까. 어찌되었건 그건 '살인'이니까요. 범죄로 여동생을 잃은 형사 나가세 카즈키가 갈팡질팡 하면서도 범인을 쫒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제 마음 같았습니다.


어둠 아래 - 10점
야쿠마루 가쿠 지음, 양수현 옮김/북홀릭(book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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