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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야상곡 - 10점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블루홀식스(블루홀6)

미용실에서 펌 하면서 읽은 잡지에 [미스 함무라비], [추억의 야상곡],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라는 법정 소설이 소개됐다. 고 부분만 사진을 찍어뒀다가 대출이 가능했던 [추억의 야상곡]을 읽게 되었다.


어릴 때 살인사건을 저질렀는데 변호사가 되었다?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이름을 흔하게 바꾼다는걸 알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에서는 신분을 새로 사서 바꿨다고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보통은 그런 설명이 없고 단순 다른 이름으로 산다. (아명이 있는 경우도 있다.) 바꾼 이름으로 결혼도 하고, 취업도 하고.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연예인이 가명으로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서류는? 일본 문화가 다른건지 그런 설정에 늘 갸웃할 수밖에 없다. 내가 추리소설을 주로 읽기 때문에 범죄 후 다른 신분으로 산다는 설정에 많이 노출된 것 뿐일까? [추억의 야상곡]에서는 여자 아이를 토막살인하고 시체배달부라 불린 소노베 신이치로가 중범죄자를 무죄로 만드는 유능한(?)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가 된다.


사실 미코시바 레이지의 과거가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짜릿했던 부분은 검사와 변호사의 피 터지는 싸움이다. 정말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세상 모든 검사와 변호사가 이들처럼 싸우면 좋겠다. (안 그런 변호사도 나오기 때문에 도드라지게 비교된다.) 정말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치고 박는데 그렇다고 철천지 원수같지 않고 서로를 인정하는 것도 멋지다.


법정소설이라 어려울 것 같은데 번역이 잘 된 건지 설명이 눈에 잘 들어왔고 실제 법정에 있는 것 같았다. 미코시바 레이지가 왜 승소 가능성이 낮고 보수도 기대할 수 없는 사건의 변호사가 되길 자처했는지, 쓰다 아키코가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미유키는 왜 누워만 있는지 많이 꼬여있지만 다 풀어줘서 퍼즐 다 맞춘 것처럼 만족감이 있었던 책이다. 단, 진실이 너무나도 추악해서 눈살이 찌푸려진다. 남자 시선에서 성욕을 분출할 수 없었단 부분에서 그 대상이 누군지 알았을 때 토 하는줄. 역겹다는 뜻이 확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2018/08/06 - 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기기괴괴한 세 소설(기다렸던 복수의 밤, 침묵을 삼킨 소년,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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