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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 - 10점
박형서 지음/현대문학

짧고 강력했던 소설. [당신의 노후]. 일본이나 우리나 노령화 문제가 심각해서 그를 주제로 한 소설도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데블 인 헤븐]과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일본 작가가 쓴 책인데 이번엔 한국 작가다.

저출산, 초고령화로 청년 1명이 감당해야 할 노인의 수가 늘어나고, 국민연금이니 건강보험같은 노인이 받아가는 국가의, 우리가 낸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정부에서는 이걸 어떻게 해결하려고 할까? 내가 읽었던 책들에서는 죽여서 없애버리는 쪽으로 (우선) 결론이 난다.


[당신의 노후]에서 장길도는 소싯적 국민연금을 받아 혈세를 축내는 노인을 (소리소문없이) 처리하는 국민연금공단 소속 공무원이었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그 임무를 했고 은퇴했는데 어라, 사랑해 마지않는 내 아내가 나 몰래 국민연금을 가입한 것도 모자라 100% 수급자가 되었네? 그리고 그들의 제거 대상이 되었네? 미치는거다.

장길도는 아내를 살려보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다 결국 (동료)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는데 허나 막을 수 있나. 본인이 과거에 했던 일을 생각해보면 알 것 아닌가. 우리네 평범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장길도의 상황과 그와 동료들이 처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로 펼쳐지는데 웬만한 추리소설의 피칠갑과는 비할수없는 끔찍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소설에선 국가가 은밀하게 처리했지만 현실에선 개인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자기혐오, 남성혐오, 여성혐오, 아이혐오, 노인혐오 등 혐오범죄가 얼마나 많은지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지하철을 탔는데 반 이상이 노인을 위한 자리, 나는 뼈빠지게 일하고 퇴근하는데 앉을 자리도 없고, 갑질 노인을 만났어. 내가 일해서 낸 세금은 다 이 노인한테 가. 그럼 욱할 것 같다.

책은 소설이었지만 현실은 책보다 더하지. 높은 곳에 계시는 분들이 정책을 잘 짜주고 우리들의 시민의식도 훨씬 높아져야 한다. 시급하게.


책의 마지막엔 이 책이 현재문학의 핀 시리즈의 하나라고 되어있는데 국내 소설을 잘 안 읽어서 작가 이름도 생소하고 어떤 장르인지도 예상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당신의 노후]정도의 분량에 퀄리티라면 읽어볼까 싶다.

2018/12/21 - [책] 70세 사망법안, 가결 〃
2018/10/05 - [책] 데블 인 헤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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