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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이다. 단편을 좋아하진 않지만 [피구왕 서영]은 재미있게 읽었다. 총 다섯 작품이 실렸는데 분량은 제각각이다. '피구왕 서영'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정말 정말 짧은데 그래도 붕 뜨거나 찝찝한 느낌이 없이 읽을만하다.


표제작인 '피구왕 서영'은 츠지무라 미즈키의 [거울 속 외딴 성]에서 판타지 요소를 뺀 것 같다. (분량도 슬림해졌다.) 잘 짜여진 성장소설. 제목만 보면 '피구왕 통키'가 떠올라 도대체 뭔 이야기를 다루려나 했는데 10대 문화를 넘나 잘 다뤘다. 단, 현실에선 서영이처럼 행동하는 아이는 귀하겠지.

'물 건너기 프로젝트'는 보기만 해도 갑갑해지는 한국 문화 때문에 암 걸릴 뻔 했다. 무조건 아들이 있어야한다는 할머니, 무당의 시답잖은 말과 부적, 그 영향을 받는 부모, 맏 딸로 겪어야하는 억압, 불합리한 일들, 아들로 태어나 다 받아먹으며 누나 생각 못하는 동생. 정말 진절머리나는 이야기였다.

'하이힐을 실지 않는 이유'와 '까만 옷을 입은 여자'는 나만의 개성, 줏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사실 나와 비슷해 공감이 갔다. 난 하이힐을 특별한 행사 아닌 다음에서야 신지 않고, 화장도 하지 않는다. 유행을 따르는 옷차림을 하지 않는다. 내가 편한 옷만 5년이고, 10년이고 입는다. 이어지는 '알레르기'와 묘하게 연결되면서 그런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알레르기 항원을 대입하면 와, 그래, 그런 거였어! 무릎을 치게 된다.

주인공이 모두 여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20대 전후의 여자가 읽었을 때 누구보다 페이지 털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2018/12/30 - [책] 거울 속 외딴 성 〃


피구왕 서영 - 10점
황유미 지음/빌리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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