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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는 요 근래 읽었던 국내 단편 중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적당한 분량, 찜찜함 없이 딱 떨어지는 기승전결, 판타지를 넘나드는 적당한 스릴까지. 책 표지보고 [며느라기]를 쓰고 그린 수신지 작가의 일러스트라는걸 단박에 알았다. 그래서 손에 들어본건데 웬일이야. 탁월한 선택이었다.


'웨딩드레스 44', '효진', '알다시피, 은열'까지는 오호 신선하다 재미있다 이러면서 읽었는데 표제작인 '옥상에서 만나요'에서 갑자기 잉? 이게 뭐야 황당했다. 이상한 주문을 외우고 남편감을 소환해내다니. 꿈 속 이야기하는 줄. 후에 '영원히 77사이즈'와 '해피 쿠키 이어'에서 아, 이게 작가의 능력이란걸 알았다. 현실과 상상세계를 줄타기하는 탁월한 능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웨딩드레스 44'. 웨딩드레스 한 벌을 스쳐지나간 신부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인상깊었다. 결혼이 있음 이혼도 나와야지. '이혼 세일'이란 작품. 너무 유쾌했다. 특이했던 작품은 '해피 쿠키 이어'. 수록된 9개 작품 중 유일한 남자 화자였고, 귀에서 과자가 자라난다는 설정이 잊을 수 없다. 쿨내나고도 섹시한 작품이었다. '이마와 모래'는 가상의 세계와 민족이 등장하고, 그들의 음식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단 점에서 오가와 이토의 [마리카의 장갑]이란 책이 생각났었다.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감정선이 비슷하다. 예약발행이 걸려있어 아직 블로그에 후기가 공개되진 않았다.

옥상에서 만나요 - 10점
정세랑 지음/창비

정세랑 작가 작품을 처음 접한건데 시작이 상큼하다. 다음 작품도 찾아볼 용의가 있다. 엄청 기대된다!

2019/05/25 - [책] 마리카의 장갑 〃
2019/04/16 - [책] 피구왕 서영 〃
2019/03/25 - [책]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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