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드라큘라(2023-2024 오연, 10주년)를 기점으로 전동석배우 필모그래피를 따라가고 있는데요. 뮤지컬 헤드윅(2024, 십사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2024, 오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2024-2025, 20주년)을 거쳐 최근 개막한 뮤지컬 팬텀(2025, 10주년) 보고 왔습니다. ㅋㅋㅋ 했던 공연 또 해주셔서 덕분에 본사로 남고 있습니다. 전동석배우의 오랜 팬분들은 새 필모그래피를 보고 싶겠지만, 저 볼만큼 보고 넘어가주면 좋겠습니다. 지나면 다신 안 오거나, 언제 올지 기약 없는 공연이 많다고 배웠습니다.

영화로 오페라의 유령을 봤었는데요.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잖아요. 팬텀은 그것과 뿌리가 같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박제된 넘버 좀 듣고 갔어요. 다행이(?) 뮤지컬 팬텀은 음원이 나와있더라고요. 뮤지컬 팬텀을 본 결과 영화, 소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몰라도 지장 없을 것 같습니다. 알면 비교되는 지점이 생겨 조금 더 파고들 수 있겠죠. 근데 한 번 볼 거면 그마저도 의미가 있나 싶고요. 회전러나 원작 찾아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을 듯.

뮤지컬의 재미 중 하나는 페어 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캐를 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본 것만으로도 그 차이가 느껴져서 "또 봐도 재미있냐?"라는 물음에도 "응!"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배우 이야기 조금 해볼게요.

장혜린배우, 이번에 처음 봤는데 너무 갸냘퍼서 놀랐어요. 전동석배우랑 같이 있으면 너무나 큰 대비가 되는 거예요. 근데 목소리는 어찌나 꾀꼬리인지 반했어요. 크리스틴이 원래도 잘 하지만 팬텀에게 배워서 더 좋아지는 캐릭터인데 그냥 처음부터 잘해버림. 같은 역에 이지혜배우는 그 성장이 도드라졌다고 느꼈거든요? 처음 레슨 받을 때 눈알 굴러가고, 긴장한 티가 역력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노련한 연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카를로타역에 전수미배우는 프랑켄슈타인의 에바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목소리 톤이 그때의 기억을 불러오더라고요. 윤사봉배우, 처음이었는데 캐릭터 진짜 잘 살린다고 생각했고요. 리사배우 역시 처음이었는데 세 카를로타 중 노래 못하는 연기를 제일 살리시는 듯 해요. 많이 톤 업 된 느낌. 폭탄머리 됐을 때 눈 뜬 모습 너무 무서웠음.

홍경수배우도 처음 뵈었습니다. 근데 제가 갈 때마다 대사 실수를 하셨어요. 그 전후로는 완벼크하신데 말입니다. 노래는 정말 잘하세요. 저음이 취저입니다. 카리에르라는 캐릭터가 결코 예뻐 보이진 않는데 펑펑 울고, 마지막까지 펑펑 울고, 울고... 여기서 용서가 되더이다.

이 모든 배우들과 섞여드는 팬텀역의 전동석배우. 말모말모. 늘 내겐 최고예요. 가면을 벗은 얼굴을 한 번도 못 본다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문득 지나간 필모가 떠오를 때가 있는데(지킬앤하이드에서 이사회를 설득하는 지킬이라거나, 프랑켄슈타인에서 생명창조기계 망가지고 "왜!" 소리 지르는 빅터 같은...) 본체가 한 사람이니 그럴 수 있지 합니다. 전문가 포스 낭낭한 레슨 씬, 어린아이 같은 피크닉씬, 슬로우로 내려오는 마지막 씬 등등 거를 타선이 없는 팬텀을 사랑합니다.

음. 갸웃한 부분도 좀 남겨보겠습니다. 크리스틴이 처음 오페라극장에 가는 씬에서요. 무용수 세 명에게 "세분 다 샹동백장님이랑 친하세요?" 라고 묻고 세 배우가 동시에 뭐라고 하는데 대사가 안 들려서 뭐라고 하는지 아직도 모릅니다. ㅋㅋㅋ 카를로타 공연 망치는 씬에서 본드가 왜 쥐를 꾀어낸 건건지 이해가 안 가고요. 어린 에릭이 본인 바다괴물인 줄 알았다고 하는데 거긴 바다가 아닌데 왜 그렇게 표현했을까 궁금합니다. ㅋㅋㅋ 못생긴 바다괴물로 대표되는 뭐가 있는 걸까요? 아귀 같은? 그리고 비스트로 이후 씬에서 샹동백작이랑 크리스틴이 차 타고 퇴장할 때 내일 출근한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뭔가 시대 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것은 내가 직장인이기 때문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리스틴이 에릭 얼굴 본 다음 소리 지를 수 있음. 뒷걸음질 칠 순 있는데 왜 도망가버리나요. 본인 다 이해한다, 괜찮다 하고선. 내가 다 상처입었어요. ㅠㅠ

또 하고싶은 이야기 있는데 생각이 안 나네요. 그 순간 지나가면 되돌려볼 수 없으니 슬픕니다. 전 기억력 구린데 말이죠. 오로지 라이브뿐이라니, 지갑도 울고 나도 울고. ㅠㅠ 막공 지나면 주절거릴 것들이 더 생기겠죠. 일단은 요기까지 마무리하고 좀 더 곱씹고 쌓아보겠습니다. ㅋㅋㅋ 어디 이야기할 곳이 없어서 블로그 잘 안 하는 와중에도 이렇게 흔적을 남기게 되네요. 하핫.

뮤지컬 팬텀 10주년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8월 11일까지 하는데 내일모레 마지막 티켓팅 한다고 해서 슬픈 1인입니다. 뭘 좀 보면서 데이터가 쌓여야 어떻게 더 볼지 고민하는데 그냥 무지성으로 잡으라고 등 떠미는 것 같아요. 거기다 열리는 회차는 많은데 손은 하나고, 티켓팅 시간이 너무 저질이라 참여 못 할 때도 있고. ㅋㅋㅋ 그마저도 감내해야 하는 덕질인가 싶고 그러네요. 암튼, 2차 포스팅도 차릴 수 있도록 애써보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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