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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연극 <아Q정전>을 보고 왔습니다. <아큐정전>은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짧은 기간 동안 올라왔는데 여기 접근성도 좋고 건물 자체가 깔끔해서 정말 만족했어요. 시야도 괜찮더라고요. 대학로에는 극장 수가 많은 만큼 많은 컨디션을 가지고 있어 처음 가는 곳이면 극도 극이지만 어떤 극장일까에 대한 기대와 걱정도 있거든요. 여기 괜찮네요. ㅋㅋ

 

 

배우분들이 몸을 진짜 잘 쓰더라고요. 맨발로 그 큰 무대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숨소리 하나도 제어하는 것 같았어요. 의상도 큰 변화 없이 입고 있는 것에서 뭘 두르거나 쓰는 정도로 최소화되어있는데도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힘이 대단했습니다. 무대는 휑하고 네모난 작은 구조물 몇 개만 겹치고 펼치며 사용해요. 마지막에 가면들이 내려오는 연출을 빼면 빈무대나 다름없죠. 그런데 시간 순삭을 경험했어요.

 

 

어리숙하지만 으스대고 싶은 마음, 남들 하는 만큼은 따라가고 싶어 설핏 흉내 내는 날품팔이 인생 아Q가 인형으로 등장하는데도 다 그려지고요. 마을 사람들의 좁은 시선과 군중이 되어 내는 목소리의 힘과 위험도 잘 느껴졌어요. 세어보니 총 9명의 배우가 등장하는데 아Q를 빼곤 1인 2역이라 극이 더 풍성하게 보인 것 같아요. 근데 이제 배우님들 개성이 강해서 이입하고 봐야만 하는! ㅋㅋ

 

 

고등학생일 때 책으로 「아Q정전」을 본 기억이 분명 있는데 내용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데 실화에요? 이번에 연극으로 보면서 새삼스러웠어요. 당시 표지만 열심히 봤나 봐요. 아Q라는 이름을 쓰는데 왜 중국 작가의 소설일까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이 이제 보니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루쉰의 또 다른 작품인 「축복」을 같은 연극으로 봤었는데요. (공연창작소 숨에서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같은 스타일의!!) 루쉰, 알고보니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가네요. 사회비판적이면서, 풍자적이기도 한 부분에서. 책으로 꼭 다시 보고 싶었어요. 분명 읽었는데 ㅠㅠ 그렇게 길지 않아 「아Q정전」과 「광인일기」가 하나로 되어있었던 것 같은데!!!!!

 

 

암튼 이 연극을 보게 된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어요. 책과 공연을 둘 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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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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