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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은... 분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자, 그럼 생각해보죠. 사람이 모이면 필수적으로 돈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모임엔 회비란 것이 존재하지요. 그럼 그 회비를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고, 돈이 관련되기 시작하면 하나, 둘 법칙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회칙이 생기게 되지요. 돈과 법칙은...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다니기 마련입니다.

해서... 모임을 하나 생성할 때에는 또는 가입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분위기에 휩쓸려 "할래?" 하고 시작했다가는 끝에 가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지요.

저는 돈에 휩쓸려 다니기 싫어서, 돈 때문에 얽매이기 싫어서 위와 같은 사고방식을 고수해왔었습니다. 한참 학생때 친구들끼리도 이런 모임을 많이 만들곤 했는데 그 당시에도 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지요.
최근에야 UNI라는 모임을 가지고 있지만... 더 늘려 가고픈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UNI 모임은 얼마전에도 가져서 신나게 놀았지요. 관련글 -
가장 맛있는 술은? 친구와 함께 마시는 술!


그런 제게 요즘 머리아픈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졸업 동기 모임인데요...

이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해 2월 졸업을 하고 각자 취업함에 따라 이곳, 저곳에서 새로이 터를 잡고 있다가 그해 말에 연락닿는 졸업생들 십여명이 모였습니다.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가서 근황도 묻고, 술잔도 기울였죠.

그 자리에서 졸업동기모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해당사항이 없었지만 같은 지역 취업생들끼리 일전에 만났을 때 부터 그런 이야기가 오갔었나봐요. 졸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신입사원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으면... 당연히 학창 시절이 생각이 나고, 같이 놀던 사람들 생각이 나겠죠. 자연스럽게 모임이야기가 되었었겠지요. 이해합니다.
근데 이 오빠들이(당시 저 포함 3명을 제외하곤 졸업생 전부가 남자) 그 모임을 '졸업생 전체'를 대상으로 구상을 했었나봐요. 통이 큽니다. 물론 취지는 너무 좋은 모임이지만... 저는 위에서 이야기 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맘 맞고, 하고싶은 사람만 모여서 하라고 결사반대 했습니다.

그런데... 돈관리는 여자가 해야해~ 하는 분위기 속에 미참석자를 제외하고 여자 둘 있었는데 50% 확률로 제가 당첨되고 말았습니다. 네, 총무자리에요. 싫어싫어 하지만 이 오빠들, 안먹힙니다. -_-
잠수타고 배째라 하는건 성격에 맞질 않고 울며 겨자먹기로 달에 한번씩 회비 걷게 되었지요. 세달에 한번은 만나기로 하구요.


걸어온 길은 험난했습니다. 대상이 그해 졸업생 전부였기 때문에 모임 만들때 참석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야했고, 한명, 한명에게 일일이 계좌번호와 이체일을 지정해줘야 했습니다. 공지글을 올리고, 달마다 들어온 내역 정리해서 올리고....

근데 실제 회비는 제 날짜에 들어온 적이 없고, 모임에 관하여 공지를 해도 답이 없는 등 의견 취합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요. 세달에 한번 만나는건 어림도 없었고, 겨우 공식 첫 모임을 가졌는데 그때 온 사람은 저 포함 여섯명?
그때 다음 모임 계획하고 회칙 정비하고 벌금체계도 가동시키기로 했지만... 제대로 회비를 내는 사람이 있어야 벌금을 내라고 할텐데 몇달후엔 단 한명도 회비를 입금하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저도 관리를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회비 입금이 끊긴 이후로 약 1년 지났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메신저 대화가 오더라구요. 
이제와서 그 회비로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사용하겠다는 이야길 하는겁니다.

응? 뭔소리?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거절했습니다.
회비를 낸 횟수가 사람마다 제각각인데다가 그 마음맞는 사람들끼리의 그 사람들은 회비를 충실히 내지도 않았었습니다. 정식 모임 공지를 하고 2차 모임을 가졌을때 소모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놀고 먹는데 쓴다는건 말이 안되지요. 관리가 힘들면 자기 줘도 된다고 자기가 나누겠다고 합니다. 그것 역시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지요. 회비는
낸 사람과 낸 횟수 감안해서 쓴 돈 제외하고 나누겠다고 했습니다.

단호하게 말하니 괜히 분위기가 뻘쭘해집니다. 온라인 대화지만 그 정적이 느껴집니다.
모임에 대한 제 소신이 생각나서 여기까지 오게된 상황이 너무 싫어졌습니다. 난감합니다.


전 트러블 생기는게 넘 싫습니다. 신경도 쓰이고 제가 그 꼬인걸 푸는것에 너무 미숙하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모임은... 정말 잘 생각해보고 시작해야 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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