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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산부인과 첫 방문기부터 진단, 입원, 수술, 그 후의 과정을 시리즈로 포스팅하고... 오랜만에 병원 이야기 입니다. 원래.. 그 후의 자투리 이야기가 있었는데 계속 다른 포스트에 밀려 작성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려고 했던 이야기 쬐끔 하고, 제가 왜 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는지 후반에 말슴드리겠습니다.

병원에 있으면서 궁금했었던 점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1. 입원 절차, 왜 말해주지 않나?

입원을 하거나 간병을 한 경험이 없던 저로선 이 부분이 상당히 의아스러웠습니다.

혈압체크와 항생제 투여는 몇 시간마다 하는지가 젤 궁금했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체크하는데 언제 오는지 통 모르겠더라구요. 특히 병실 불이 다 꺼진 늦은 시각엔 간호사 언니들이 수고스럽게 들락날락 하시는데... 불을 다 켜버리니 좀 불편하더라구요. 여럿이 생활하는 다인실이라 그정도야 감수할 수 있는 문제지만, 사전 안내를 해줬으면 좀 더 좋을걸 하는 생각은 입원하고있는 내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또 식사 시간도 좀 알려줬음... 싶더라구요. 평소 식습관 대로라면 아침 건너뛰고 12시, 6시가 밥 때인데 병원은 좀 더 이르더라구요. 병실에만 있고 주는대로 먹으면 되긴 하니까 편하긴 한데 그래도 언제 언제라고 안내 해 준다면 보호자 밥시간도 조절할 수 있고 좀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을거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제가 밥 먹고 그 전후로 남친이랑 엄마가 나가서 식사를 해결했거든요. 보호자도 이름을 올려서 같이 먹을 수 있는지 이런것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입,퇴원 시간도 좀... 제 입장에서 퇴원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담당 의사와 이야기 좀 하고 온 사이에 퇴원 처리를 해버린 입원실측 때문에 좀 난감했었습니다. 담당 의사와 퇴원 시기를 조율하고 입원실로 올라왔는데 제 이름 이미 빠져있더라는... -_- 말로 설명하면 앞뒤로 좀 길어지는데 여튼, 이 점은 저의 매우 큰 불만으로 남아있습니다.
하나더 이야기 하자면 비용도...; 입원실 하루 비용이랑 식사 비용 같은걸 알려줬음 좋겠더라구요. 저야 보험이 있어서 일단 부담감 없이 있을 수 있었고, 먹을 수 있었는데 만약에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하루하루, 한끼한끼가 얼마나 부담될까요? 퇴원하는 그날 제 병원실이 얼마짜리인지 알게되었습니다. -_-;;
이 모든 것들을 한장의 안내문으로 작성해서 환자나 보호자에게 주면... (구두로라도)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병원과 환자 양 측이 서로 편한일을 왜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병원만 그런건지 다른 병원도 그런건지 경험이 부족한 저는 알 길이 없지만... 병원 초보자의 눈으로 봤을때 불편하다면 그건.. 병원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병원은 환자를 많이 봐 오고 대처하기에 익숙하지만 처음인 환자는 모르는 것 투성이거든요. 자신의 병을 신경쓰기도 급급한데 다른 환경요인들은 편하게 해 주는것이 병원의 또다른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2. 병원에서 권하는 비보험 연고. 꼭 써야하나?

수술을 하게되면... 상처가 생기게되죠. 저 같은 경우에도 세군데 칼자국이 있습니다. 상처 내놓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당연히 흉터가 남지 않았음 좋겠고, 당연히 신경이 쓰이는 문제입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환자의 심리는 "이 상처를 없애기 위해서 OOO를 해야한다"고 하면 무조건 하고싶어합니다. 돈이 얼마가 들던간에요.
실밥 제거 때문에 퇴원 후 병원엘 다시 찾았을때의 일입니다. 의사선생님께서 실밥을 제거한 후에 나가시면서 밖에가면 연고 줄껀데 그 연고 바르라고 하더군요. 준다고 하시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데스크에서 계산을 하려는데 연고값을 따로 부르면서 2만원이라고 하더라구요. 그걸 바르면 흉터가 안남는다고 합니다.
같이 갔었던 엄마가 깜짝 놀라시더니 무슨 연고가 그렇게 비싸냐고, 연고가 이것밖에 없냐고 선택이 가능한 다른 연고는 없냐고 물었는데 이것밖에 없다고 그럽니다. 보험처리도 안된다고 그러구요. 그러면서... 하고 안하고는 환자분 선택이라고 꼭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흰색 박스에 영문으로 도배된 수입 연고 같았는데 원무과 간호사분이 들고있기만 해서 자세한 정보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그렇게 좋은가? 싶더라구요. 기껏해봐야 흉터 안남게 하는 연고일텐데......
그래서 의사선생님께 보험 되는 연고로 다시 처방을 해 줬으면 한다고 이야길 했고... 흉터가 안남는 연고는 이것밖에 없다는 간호사분의 말과는 달리 후시딘 크림을 보험처리해서 1,600원에 처방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연고는 병원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고 약국에서 처방전 내고 구입한 것이구요.
약국에다가 태연하게 "흉 안지게 하려고 하는데 이 후시딘만 발라도 되느냐?" 라고 물어봤었는데 약사분께서 "당연히 된다"고 답을 주셨습니다. 다만 이 연고는 항생제같은 것이라고, 바르다가 딱지가 떨어지면 흉 안지게 하는 연고인 마데카솔이나 후시딘같이 알려진 연고를 바르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흉 안지고 상처 안남게 하는 수입 연고가 있다고 하는데 이걸로 괜챊냐?" 라고 재차 물었는데 "그런 연고보다는 두단계로 이 항생제 크림 바르고 후에 연고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이게 바로 하는 것이다"라고 하시더라구요.
솔직히 이 대답 들을 때... 병원이 매우 상업적으로 보였습니다. 피부과 같은 곳에서 수입 화장품이라던가 연고, 약 같은걸 비싼 가격에 판다는 뉴스를 접한적이 있는데... 제가 딱 그꼴을 당할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서류 받으려고 보니 돈이 드네? 보험 서류는 뭘 챙겨야 할까?
입원과 수술을 하다보면 목돈이 들어갑니다. 사실 입원 전부터 돈이 들어갑니다. 진단하는데 사전 검사들이 한두푼 하는것이 아니거든요. CT촬영 같은 경우는 15~20만원을 훌쩍 넘어버리고, MRI라도 한번 찍어보세요. 어휴. 또 혈액검사, 바이러스검사, 세포검사 검사검사검사... '검사'자만 붙으면 몇만원 돈 나가는건 우습습니다.
이런 때를 대비하여 우리는 의료 실비 보험 또는 화재보험 등 보험을 들게 되는데요.
"그냥 나 병원 가서 이런이런 검사 받아왔소." 하면 보험사에서 뚝딱 보험금을 지급하는게 아닙니다.
보험 가입해놓고 보험금 청구는 이번에 처음 해 봤는데요. 요구하는 서류가 의외로 많더라구요.
수술 전에 미리 제 담당 보험 설계사와 이야기하고... 또 퇴원하는 날에도 통화해서 서류 점검을 했었는데 그땐 제가 통원했던 것들의 병원비 영수증과 입퇴원 확인서만 있으면 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험금 접수를 할려니까 초진챠트가 필요하다고 보험사에서 다이렉트로 연락이 왔습니다. 그게 없으면 접수 자체가 안된다구요. 그래서 그것때문에 병원을 한번 더 가야하는 시간적 금전적 낭비가 생겼습니다. -_-
최근.. 라됴에서 병원비 서류 때러 왔다 갔다 하기 싫으면 병원에서 '바로원'(http://www.baroone.co.kr)하라고 광고가 나오더군요. (출근 시간에 들으니까 대략.. 8시~8시 30분쯔음에 나옵니다. SBS 파워 FM) 바로원서비스와 같은 보험금 청구 대행 서비스가 생기는 걸 보면 서류 발급 과정은 분명 번거로운 작업이지요. 이것도 수수료가 있으니 득실은 잘 따져봐야 합니다만 필요하다면 괜찮은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건 그렇다 치고... 웃긴건.. 이런 서류를 발급받는데 보험처리가 안되는 돈을 내야합니다. 적게는 장당 천원. 많게는 만원..... 이건 또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네요. 병원의 진료 외 수익인 것 같은데 이거 전 왜 돈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거 제 진료비에 다 포함된거 아닌가요? 제가 발급받았던 서류중의 하나인 입퇴원 확인서는 병명을 표기하여 발급받으면 만원, 그렇지 않으면 오천원이래요. 또 초진 차트 같은 경우에는 추가 서류가 필요하여 일부러 이것땜에 병원을 방문해서인지 "원래 천원인데 그냥 드릴께요" 이렇게 말합니다. 고무줄같은 병원 진단 서류 발급 비용들...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선 다른 분들 의견 꼭 듣고싶습니다.

[링크] 보험 비교 사이트인 GS보험샵
[링크] 다이렉트 보험 상품몰 보험24
[링크] 100여개의 보험상품을 비교해볼 수 있는 인스밸리닷컴

여기까지가 제가 하려고 했었던 이야기구요. 왜 비공개로 잠자고 있던 포스트를 지금에서야 끄집어 내었나? 하는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다시한번...


시리즈 포스팅을 하고 나서 제 자신과 주변에 작지만 여러가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서 어떻게 보면 쉬쉬하고 혼자만 끙끙댔었던 문제를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서로 몰랐던 정보들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죠. 더이상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었죠. 같은 맥락으로 엄마와 동생과의 친밀감이 깊어지더라구요.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산지 오래되어서 좀 어색한 면도 없지않아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런 점이 완화되었답니다.

또 시리즈를 연재할 당시 몇몇 글들이 다음 메인에 몇번 올랐다 내려왔는데... 그러면서 만난 새로운 인연도 있었지요. 제 글을 보고 수술을 하고, 수술 후기를 작성한 분도 계시구요. 제 글을 보고 산부인과 정기검진 받았다는 분도 계십니다. 제 글을 대학 과제에 인용해도 되겠냐는 문의를 해 온분도 계시구요. 블로그가 있는 분과는 서로 왕래도 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적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정말 보람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건... 친한 친구가 제 권유를 받고 편안한 마음으로 검진을 받았는데 혹이 있다고 수술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저보다 크기가 두배는 커서 저같은 경우엔 복강경으로 수술하다가 유착이 심한 경우 개복 전환을 고려한다고 했었는데 이 친구는 처음부터 개복을 이야기하고있나 봅니다.
뭣보다... 이 친구는 가지고 있는 보험이 없어서 통원 의료비 및 수술비에 대한 부담도 매우 큰 상황입니다. 사회생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미처 보험을 들지 못한것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난감하지요.

정기검진 + 보험의 필요성, 중요성이 여기서 나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늦었다'라고 말할 순 없지만 미리 했었으면... 하고 계속 미련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요.

지금 난 아무렇지 않아. 난 괜찮아. 난 건강해. 난 체질을 타고났어. 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말하는건 산부인과 검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거. 아시죠?)

이것이... 제가 잠자고 있던 글을 깨운 이유입니다.


덧)
최근에 저와 교류를 시작한 '형석'님의 친구의 아버님께서 결핵암에 걸려 수혈을 받고 계시다 합니다. 헌혈증... 가지고 계신 분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보기 - http://pockgun.tistory.com/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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