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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기간입니다. 대한민국이... 아니 전 세계가 들썩 들썩이고 있지요.
우리나라 조별 예선 경기가... 그리스전은 주말 저녁, 아르헨티나전은 평일 저녁으로 비교적 괜찮은 시간대에 열렸기 때문에 아마 호프집들은 월드컵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전 관람 때 회사 사람들과 함께 관람을 했었는데 근처 고기집들은 한팀의 손님도 없는 반면... 호프집은 예약을 해놓지 않으면 앉을 자리도 없더라구요. 물어보니.. 이틀전부터 찾아와서 예약을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대단한 열기입니다.


그런데... 이 전 세계의 축제에 좀 툴툴거리겠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회사 사람들과 함께 경기 관람을 위해 호프집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건물에 대형 스크린으로 축구를 볼 수 있다는 현수막을 길게 늘어세워놨길래 직원이 그 집에 자리가 있나 살펴보러 들어갔었죠.
자리를 잡으려고 했더니 사장님 曰

"일인당 2만 5천원이에요"

술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며 안주가 코스처럼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월드컵 기간에는 보통의 호프집이었는데 말입니다.

총 인원이 6명이었는데 술을 입에도 안대는 직원 1, 운전자 1, 술을 적게마시는 저... 이렇게 해서 3명이 2만 5천원 만큼의 값을 못하는 인원이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셋이서 2만 5천원이면 술 거나하게 먹을 수 있겠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6명인데 술을 거의 안마신다. 2만 5천원은 너무 과한것 같다. 라고 사장님께 말씀드렸지만 사장님은 월드컵 대목을 단단히 누리시려는 듯 싫으면 마라. 너희 없어도 자리 꽉 찬다. 고자세셨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 곳은 포기했습니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보신각 종이 보이는 인근 음식점들 가격이 치솟고, 크리스마스 이브만 되면 모텔 값이 치솟고, 성수기가 되면 펜션값과 비행기 삯이 치솟는건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근데 그 호프집은 하루 이틀 장사할 것도 아니고... 4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월드컵 때문에 코앞의 단골 고객(회사와 멀지 않은 거리임)을 놓친겁니다. 경기가 몇날 몇일 계속 있는 것도 아니고.... 잠깐 돈 좀 더 벌어보겠다는 심산에...

어디는 우리나라가 골 넣으면 뭐가 공짜고, 어디는 우리나라가 우승하면 뭐가 공짜고 마케팅 해서 손님 불러모으기 바쁜데... 참 대조적이더라구요. 그 호프집 사장님이 월드컵 특수 한번 잡아보겠다고 고자세를 가질 동안 고객들은 인근 호프집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있는걸 모르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가격 살짝 올려받아도 좋다 이겁니다. 근데 그 수위가... 좀 합의점을 찾기 어렵더라구요. ^^; 번화가도 아니고 상권이 그리 발달하지 않은... 제 기준으로 커피전문점도 하나 없는 동네의 호프집인데... 남친이랑 둘이였다면 그돈주고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던지 뷔페집을 가지 뭐하러 거기서.... 싶더라구요.


찌되었든... 자리를 옮겨 내부 구조가 창살처럼 되어있는... TV 관람이 좀 힘든 호프집에서 저희 직원 전세내고 경기 관람했습니다. 탁 트여있지 않으니 평소같았음 자리 구분 확실해서 오히려 더 좋다고 찾는 호프집인데 이 날은 사람이 없더라구요.

후라이드 치킨 두마리에 치츠불닭 한마리, 생맥주 1750cc 2개, 참이슬 6병. 저녁도 안먹고 먹었는데 배부르고 다 해서 10만원 간당하게 나오더군요. 그리스전 내기로 걷은 11만원에서 쓰고도 남던데요? ^^ 음료수 하나씩 사먹었습니다.

나이지리아전은 새벽에 열리니 이런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우리가 16강 100% 들껀데 그 담 경기, 또 그 담 경기... 그 호프집 어떻게 나올런지 지켜볼랍니다.

"사장님! 월드컵 특수 놓치고 싶지 않으시죠?"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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