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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동네를 옮긴지도 몇개월이 지났습니다. 교통편을 비롯한 웬만한 변화에는 대부분 적응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적응하기가 힘든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체국 택배(등기포함) 배달 방식입니다.
매번 우체국에서 물건이 오면 당황스러운 일이 일어납니다. 들어보시겠습니까?

#1 어느날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집 앞에 붙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남겨진 담당 집배원 아저씨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뽀 - "제가 집에 없어서요. 우편물을 경비실에 맡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저씨 - "어딘데요?"
  뽀 - "아 여기 무슨동...."
   아저씨 - "아니 동 말고 주소가 어디냐고요"
  뽀 - "아.. 뿅뿅아파트..."
   아저씨 - "몇호요"
  뽀 - "몇동 몇호요"
   아저씨 - "거기 벌써 지나왔어요"
  뽀 - "그럼 내일이라도 상관 없는데요. 경비실에..."
   아저씨 - "내일 또 가라고요?"
  뽀 - "아 내일은 안오시나요?"
   아저씨 - "원래 한번밖에 안가요. 우체국에 맡겨놓을테니 찾아가세요"
  뽀 - "아 그럼 우체국은 어디에..."
   아저씨 - "안내서에 약도 있으니까 보고 가면 되요"
  뽀 - "네... 알겠습니다.."
이 전화통화를 처음엔 참 나긋나긋하게 했습니다. 근데 제가 말하는 중간중간에 다 짤라먹고 신경질적으로 본인이 원하시는 말씀만 툭툭 하고 끊어버려서 살짝 빈정이 상하더라구요. 결국 우편물은 제가 직접 우체국 가서 찾아왔습니다.

#2 그러고 얼마 후였습니다. 기다리는 우편물이 있어서 언제오나 하고 있었습니다. 외출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어머나... 우편물이 방 안에 들어와 있더라구요???????? 무슨 상황인가 했었는데 집배원 아저씨께서 닫혀져 있었던 창문을 열고 우편물을 휙~ 던지고 가신것이었습니다. 창문을 잠그지 않았던 제 불찰이었지만 저는 그때 너무 놀래서 집안에 뭐 없어진 것은 없는지 둘러보고 한동안 패닉상태였습니다. 사실 이때 우체국에 항의 전화 걸고 싶었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3 다시 시간이 흐릅니다. 집에 있다가 외출하려고 나가는데 우편함에 뭔가 붙어있습니다. 응? 뭐지? 하고 가까이 가 봤더니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우편함에 붙어있었습니다. 헐...... 보내신 분(발송처)에 경비실이라고 적어놓았길래 무슨 의미인가 했더니 경비실에 맡겨놓았단 뜻이었습니다... -_-;;;; 전화 한통화만 했었어도 좋았을 것을 참... 당연히 저보다 어르신이겠지만... 어이가 없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는 그냥 넘겼는데 세번째는 사진도 찍어놨습니다. 우편함에 붙어있는걸 찍어둘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편함을 보지 않았으면 또는 스티커가 떨어져서 종이가 분실되었으면 경비실에 우편물이 도착해 있었는지도 알 길이 없었을 것 아닙니까... 어휴.... 그리고 무엇보다 보통 집 문에다 붙여놓지 않나요? 이 안내서는?

#4 그리고 또 한번 우체국에서 우편물이 왔었는데 그땐 집 앞에 붙여놓으셨더라구요. 그래서 또 이미 지나왔다고 할까봐 아침 일찍 문자를 넣었나 전화를 했나 해서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했습니다. 뜻대로 되었구요.

#5 자 이건 따끈따끈한 어제 소식입니다. 어제 퇴근해서 집에왔더니 또 우편물 안내서가 와 있더라구요. 역시 집 앞에 붙어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해야겠다고 구구절절 문자를 썼습니다.
늦은 시각에 죄송합니다. 제 주소는 이러이러한데 경비실에 맡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화 한번 주셨으면 좋겠는데 두번걸음 하셔야 하네요. 다음 번엔 전화를 한번 주세요. 그럼 쉬세요...
전송 하는 순간 [0100000000]는 현재 타사에서 유효하지 않는 번호 입니다. 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전화를 걸어보니 전화가 안된다고 합니다. 아마 근무시간에만 가능한 PDA인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허무하게... 오늘 다시 연락을 해야합니다. -_-;;;

솔직히 #3 까지는 쇼킹했습니다. 전화 응대 방식에 배달 방식이 이제껏 만나본 우체국이 아닌 모든 배달 업체를 통틀어서 처음 당하는 방식이었어요.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처음 전화 했는데 제 말을 다 잘라 드셨던 그 목소리가... 안내서에 찍힌 이름 석자만 봐도 무슨 일 없나 신경이 반응해요.

#4, #5는 그나마 무난한 케이스입니다만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살아왔었고 바로 얼마전까지 옆 동네에서 있었지만... 등기건 택배건 본인한테 직접 전달해야 하는 물건인지라 꼭 전화가 왔었거든요. 전화 이전에 문자도 왔었습니다. 몇시 경에 갈꺼라는... 문자 제가 대답을 못할 경우엔 전화가 또 왔었습니다. "집에 계세요?"하고 친절한 목소리로요. 부재중이라고 하면 "어디 맡겨드릴까요?" 꼭 물어봐주셨구요.

몇개월간 이런식이다 보니 솔직히 여기 동네 사는 동안엔 우체국과 거래를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반 우편도 아닌 등기나 택배를 이렇게 무성의하게 다루는데 뭐가 좋다고 우체국을 이용합니까? 주변에 문자주고 전화주는 게다가 친절한 다른 택배 회사도 많고 많은데......

지친몸을 이끌고 퇴근했을 때 문 앞에 턱 하니 붙어있는 안내서를 마주하고... 다음날 또 번거롭게 전화해서 맡겨달라고 해야하고 아저씨 목소리 들을 생각을 하니 좀 지칩니다.

담당자 이름도 있고 전화번호도 있는데 말이죠.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동수원 우체국 무슨 동 담당 아저씨...
조금만 더 으샤으샤 일해보아요. 저도 일하고 아저씨도 일하고 피차 피곤한 몸인데 이왕 하는 일 즐겁게, 지혜롭게 하면 좋잖아요. 아저씨도 두번, 세번 찾아오시면 일의 양만 많아지지 좋을 것 없고.. 저 역시 안내서 볼 때마다 조급해지고 번거롭게 우체국 찾아가야 하고 좋을 것 없잖아요. 동글동글하게 해결 해 봅시다. 다음번에 집에 있을 땐 음료라도 한잔 내어드릴테니 웃으면서 인사했으면 좋겠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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