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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앙로(흔히 하는 말로 대구 시내)에는 큰 공원이 두 곳 있는데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이하 국채>과 <2·28기념중앙공원-이하 228>입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한말에 고종 황제로부터 천민에 이르기까지 담배를 끊고 금가락지를 모아 '일본에 진 빚을 갚자'며 벌인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IMF(국제통화기금)라는 외환위기를 맞아 신국채보상운동으로 이를 극복하자는 뜻으로 1997년 10월 10일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된 공원.
무게 22.5t의 달구벌 대종이 있어 해마다 이곳에서 '제야의 종' 타종식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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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기념중앙공원>

1960년 부패한 이승만 자유당 정권에 항거하여 대구에서 일어난 학생 민주화운동으로 3·15마산의거, 4·19혁명으로 이어져 이승만 정권을 물러나게 만든 기폭제가 된 2·28학생민주의거를 기념하여 만든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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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은 2003년에 생겨 자주 가던 곳은 아니었지만, 국채는 중, 고등학생일 때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공원이에요. 돈 없고 놀 곳이 필요했던 학생에게 공원은 최적의 장소였거든요. 그 국채를 오랜만에, 처음으로 엄마와 방문했답니다.


자주 찾지 못하던 사이 국채는 더 많이 예뻐졌더라구요. 봄의 기운도 물씬 풍기고 있었습니다. 주변이 온통 푸릇푸릇, 화려한 꽃의 향연이었죠.


국채 옆에 바로 경대병원이라는 큰 대학병원이 있는데 이 날 접수 넣어놓고 대기시간에 잠깐 나온 것이었거든요. 엄마와 전 통원이었지만 경대병원에서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에겐 산책하기 좋고, 휴식하기 좋은 공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때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저도 나이가 든 것일까요?


요즘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엄마도 잠시 병원에 왔다는 생각을 버리고 예쁜 꽃을 카메라에 담고 계십니다.


국채는 4만 3천 제곱미터로 꽤 넓은 공원입니다. 그 곳을 한바퀴 둘러보는 동안에 한 켠에서 라이브 음악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도 엄마가 좋아하는 7080 음악으로. 뭐지? 뭐지? 하면서 찾아가보니 분수대 쪽으로 해서 런치타임 콘서트가 열리고 있더군요. ^^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 음악협회 대구광역시지부에서 주관하는 '멜로디가 흐르는 도시, 대구 런치타임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가수 두 분이 기타를 메고 공연을 하고 계셨습니다. 드문드문 놓여진 의자에는 근처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어요.


이름은 모르나 두 가수분들은 준비한 노래를 부르시고, 신청곡도 받아서 즉석으로 연주하시고, 앵콜도 외쳐달라는 센스도 발휘해 주셔서 덕분에 신나는 공연이었답니다. 중간에 흥겨워 춤추는 분도 계셨어요. ^^

공연을 보면서 여기 근처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더라구요. 이 전에 다녔던 회사는 뭐랄까 삭막했거든요. 점심시간에는 밥먹고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 바빴고, 밖에 앉아 커피한잔 마실 곳이라고는 아파트 단지 안 정자 밖에 없었어요. 점심시간을 조금 오버하면 사장님께 전화가 오거나 들어가서 괜한 소리를 듣기도 했었던 기억이 막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런 빡빡한 생활을 에라이 때려쳐~ 하고 그만뒀기 때문일까요? 자연이 느껴지는 공원과 그 안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소리에 여유를 찾게되는 하루였습니다. (근데 직장인 분들은 요런 것 꿈꾸실 것 같은데 맞죠?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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