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제 사촌동생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려고 합니다. 편하게 윤뽀의 사촌동생 ☞ 뽀동이라고 칭하겠습니다.

뽀동이가 초등학교 1학년, 2학년일 때 쓴 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블로그에 그 내용을 한번 소개를 했더니 어머니께서 이모 댁에 출동하셔서 당시 일기장을 싹쓸어 택배로 보내주셨습니다. 그 일기장을 보다가 굉장히 특이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그것은 뽀동이가 선생님의 코멘트에 리플을 달고있는 것이었습니다.

화장실에 가면 이런 낙서 꼭 있잖아요.

낙서하지 마시오.
└ re: 너나 하지 마시오.
 └ re: 둘다 마찬가지 쯧쯧.
  └ re: 청소 아줌마다. 너희 셋 다 걸리면 죽었어.

이 수준 까지는 아니더라도, 온라인에서 댓글과 답글 문화에 익숙해 져 있는 저는 뽀동이의 행위가 유난히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ㅎㅎ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앞으로는 물건을 잘 챙겨야 겠다." 라고 쓴 뽀동이의 일기에 선생님께서
"주운 물건을 돌려준 사람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네." 라고 코멘트를 달아주셨는데
대다수의 아이들은 그냥 넘어갈텐데 뽀동이는 그 코멘트에 리플을 달았습니다.
"맞아요" 라고.

뿐만 아닙니다. 이런 행태는 여러권의 일기장에 골고루 나타났는데요. 다른 것도 보여드릴께요.

"뽀동이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자상하신가봐요. 이런 아버지를 둔 뽀동이는 너무너무 좋겠네요." 라는 선생님의 코멘트에 뽀동이는 이번엔 본인의 이름까지 적어서 리플을 답니다. 좀 더 진화한 것 같죠? ㅎㅎ
"뽀동 : 네"

이번엔 키우던 햄스터가 죽어 무덤을 만들어 주고 난 후에 쓴 일기입니다. 선생님께서 "햄스터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하구나. 정말 잘 썼다. 뽀동이 혼자의 힘으로 이렇게 잘 썼니? 칭찬해두마." 라고 해 주셨는데 뽀동이는 이번엔 화살표까지 내려가며 "제가 다 썼어요. ^^" 라고 리플을 달았어요. 뽀동이 참 귀엽죠? ㅋㅋ

방학 동안에 쓴 일기입니다.
"뽀동이는 방학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네. 영어실력 늘이기, 아버지 생신, 할아버지 댁 다녀오기, 이사갈 집 준비 등등... 그런데 이사를 간다니 매우 섭섭하다" 라는 선생님의 코멘트에 뽀동이의 리플.
"저도요"
어쩐지 아쉬움이 묻어나는 리플입니다. ^^;;

어떻게 보셨나요?

모든 코멘트에 이렇게 답을 하진 않았고 뽀동이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해야할 것 같은 상황에만 일부 답을 한 것 같은데 참 재치있고 어린 아이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것 같아서 일기장 보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마치 내 자식인 것 마냥 말입니다. ㅎㅎ

그리고 한가지 더 뒤늦게 알게된 사실은 뽀동이의 담임선생님은 참 섬세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분이라는 것. "검", "참 잘했어요" 도장 하나 찍어주고 끝낼수도 있었을텐데 선생님이 내 일기를 읽어보고 검사를 하셨구나 하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친절한 코멘트를 보니 제자사랑이 마구 느껴졌습니다.

뽀동이가 이렇게 재미있는 리플놀이를 하는 것은 좋은 선생님을 만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참 보기좋은 선생님과 제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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