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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가 집 밖에 나와있으면 유심히 살펴보게 됩니다. 자취생들 사이에 암묵적인 규율 같은거랄까요? 원룸단지 주변에는 좀 쓸만한(주로 수납) 가구는 내 놓으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잘도 집어 갑니다. ㅋㅋ 저도 그렇게 공간박스를 주워와서 쓴 적이 있는데 이사하면서 내 놓았더니 하룻밤 사이에 가져갔더라구요.

자취생이라는 말로 포장을 하고싶지만 사실 그냥 가구 내다놓으면 안됩니다.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지 않으면 거 그냥 쓰레기 무단투기잖아요. ^^;; 원칙적으로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죠.

어느날이었습니다. 어느 집앞에 가구가 몇 개 나와있길래 뭔가 싶어서 봤더니 화장대랑 수납장 같은거더라구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그다지 쓸모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지나치려 했습니다.

그런데 테이프 문구가 강렬해서 결국 사진을 한 방 찍고 말았습니다.


"스티커 가져가지 마세요!!"
"스티커 좀 훔쳐가지 마세요!!"
"양심이 있지~"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붙여놨는데 누가 그것만 뜯어서 가지고 갔나봐요. 자기가 쓰려고 한건지 원 참. 아니 그거 가지고 가도 별 소용 없거든요? 배출자 이름이랑 주소, 폐기물의 종류까지 스티커에 적혀있는데 어디다 쓰려고 그런걸까요?

폐기물 스티커를 붙인 주인은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요. -_-;;

주인은 화가 단단히 난건지 다시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해서 붙이고 그 위를 테이핑하고 문구까지 써 두었습니다.

몇천원~만원대까지 폐기물 스티커의 가격은 다양하지만 요 정도 크기면 5천원 선이라고 생각되는데 그거 아껴서 얼마나 잘 먹고 잘 살런지. 아니 그것보다 이렇게 해서 버려야한다는 사회의 제도를 무시하고 얼마나 잘 되려고 그러는건지 우리 사회의 비 양심적인 면을 보게되어 매우 씁쓸한 귀가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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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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