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수 - 김민영 지음/효월 |
요즘 서점에 가면 미니사이즈 도서들이 눈에 띈다. 기존에 크게 나왔던 책도 재판되어 있는걸 봤는데, 아무래도 바쁜 현대인을 위해 들고다니기 편하라고 그런 것 같다. 이 웬수라는 책은 그것보다 약간 큰 듯 하면서도 가방속에 쏙 들어가는 완소 사이즈다. (책을 펼쳤을때 빽빽한 글자수의 압박 때문에 조금 놀라긴 했다) 일단은 부담스럽지 않은 책.
그런데 책을 보고 느낀 호감보다는 막상 이 책을 보는 내내 화가 났다. 소설이지만 현실이고 허구지만 사실이기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댔다. "뭐 이딴 쓰레기같은!" 이라고 입 밖으로 내뱉고 싶은걸 몇 번을 참았다. 너무 흥분하며 봤더니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서도 꽤 찝찝했다.
정말 제대로 된 곳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집구석의 아버지, 어머니, 쌍둥이 언니. 뇌물수수와 성추행, 폭력 등 언제나 물의를 일으켜 기사화되며 손가락질 받지만 권력의 달콤함에서 추락해 본 적 없는 국회의원 나돈만, 복부인이라는 단어의 창시자 부동산 투기의 달인 복분자, 불량써클 막강 배고파의 보스이며 나돈만과 복분자의 성격을 고대로 빼어닮은 나자유. 이 속에서 올바른 것을 찾고, 바로잡으려 애쓰고, 벗어나려하는 나민주의 발버둥이 안쓰러웠다.
복분자 여사 - 쌍둥이 언니 나자유 - 국회의원 나돈만
솔직히 뻔한류의 소설이라 생각해서 결국엔 막장인생 세명이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되고, 후회, 반성을 거쳐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결론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끝까지 내 화를 돋구며 결말나버린 이 소설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마치 온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지만 이루어진 것은 없고 결국은 정부의 손에 꽉 잡혀사는 우리네를 보는 것 같아서...... 소리치고 외쳐도 변하지 않는 이 빌어먹을 사회가 투영된 것 같아 책을 읽고 난지 몇일이 지났지만 머리가 지끈거린다.
지나서 보니 내가 책에 꽤 몰입하며 봤다란 생각이 든다. 소설은 소설일뿐...... 오늘을 사는 나는 뭔가 다른 결말을 위해 노력하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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