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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결혼 1주년을 넘겼습니다. 제가 유부녀가 된 지 벌써 1년이라니! 시간 진짜 잘 가네요. ㅎㅎ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여행이라도 가려 했었는데 월차 내기도 애매하고 어물쩡 그냥 지나가버렸어요. ㅠㅠ 좀 아쉽지만 둘 다 바쁘게 사는 직장인이니까요.


결혼기념일 오후에 신랑이 회사로 꽃바구니와 와인을 한 병 보내줬어요. 이게 나도 모르게 깜짝 도착을 해야하는데 꽃배달 하는 아저씨가 저한테 전화하셔서 "윤뽀님이죠? 남편분이 꽃이랑 와인을 보내셨는데 주소가 여기 여기 여기 맞나요?" 라고 친절한 확인을 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저는 그것들이 곧 도착한다는 것을 알아버렸죠. 휴. 이게 뭐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꽃바구니와 와인. 알고 받아서 받을 땐 무덤덤했는데 꽃바구니에 적힌 메시지를 보니 찡 하더군요.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며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이" 배달 아저씨가 전화만 안했어도 눈물 철철 흘렸을텐데 크하하하하하하.


암튼 꽃바구니와 와인이 도착하니 여직원들은 "부럽다~"를 연발하며 사진 찍기 바빴고요. 남직원들은 "헛!" 하고 애써 무덤덤한 반응이었어요. 특히 다음달에 결혼하시는 우리 부장님. 프로포즈도 안하시고 결혼준비에 소흘하다고 여직원들의 공분을 사고 계시는데 이 상황에 조금 뻘쭘하셨을듯. ^^;;

그렇게 신랑은 회사 내에서 공공의 적이 되었답니다.


그날 저녁, 계속 늦게 퇴근하던 신랑이 일찍 퇴근하고, 퇴근 후 요가 배우러 가던 저는 하루 빼먹었습니다. 같이 퇴근해서 토마토아저씨에서 훈제 연어 샐러드, 안심스테이크랑 토마토해물 파스타를 맛있게 먹었죠. 집에 와서는 신랑이랑 같이 먹으라고 친구가 사 줬던 빌라엠 로쏘를 뜯어서 홀짝홀짝 마셨구요.


결혼기념일이니까 "축하해. 우리 더 잘 살자" 이런 이야기를 했었야 했는데 우린 회사에서 청소하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네요. 신랑 회사에서는 구역별로 청소를 하는데 연구실 청소담당에 차장님, 부장님이 계셔서 과장인 자기가 청소 해야한다고 투덜투덜 거렸고요. 제 회사에서 저는 쓰레기 봉투 처리 담당인데 딱히 나눠서 정한건 아닌데 그렇게 됐다며 걸레는 닦고 빨아야 하니까 이게 좋다고 싱글벙글 거렸네요. 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결혼기념일 대화랍니까. ㅋㅋㅋㅋㅋㅋ

담날 회사가니까 사람들이 어디갔냐, 뭐했냐, 뽀뽀는 했냐며 물어보는데 생각해보니 와인 먹고 12시 다되서 누웠는데 신랑이 바로 코골아서 뽀뽀도 안하고 바로 잤더라고요. 우리 신혼 맞냐며. 명색이 결혼기념일 1주년인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날 되니까 바로 일상으로 돌아갑디다. 저는 요가 하고 집에 오면 파김치, 신랑은 12시 넘어서 퇴근해서 파김치. 서로 기절하듯 자버리고.

그래도 옆에 누군가 있는게 좋고, 그게 신랑이라 좋은걸 보면 결혼은 할만한가 봅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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