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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오복이 신생아 때 서러웠던 기억 하나가 떠올라 포스팅 해 봅니다. 밤 포스팅은 촉촉한 감성을 불러오니까요.


때는 2월 말, 오복이가 생후 30일 가량 됐을 무렵. 출산했던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있어 콜택시를 불렀습니다. 오복이가 너무 어려서 아기띠나 유모차 사용을 할 수 없었고 겉싸개에 싸서 안고 다녀야 했는데 병원까지는 거리가 좀 되서(걸어서 왕복 1시간) 혼자 이동하긴 힘들었거든요.

사실 걸어서 가려고 야심차게 나왔으나 비가 살짝 오더라고요. 그래서 병원가는 걸 포기해야 하나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가 회사에 있던 신랑이 다녀오라고 콜택시를 불러준거였어요.


신랑이 콜택시를 부르면서 아기가 있고 비도 오니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와 주셨으면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는데요. 제가 기사님 전화를 받았을 땐 "아파트 정문이인데요?" 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들어야 했답니다. 헐.


사정을 이야기하고 동 앞으로 와 주십사 해서 살짝 오는 비 맞으며 택시를 탔는데요. 가는 내내 아파트 사는 사람이야 편하지 기사는 그 앞으로 오라 그러면 좀 그렇다는 둥, 지하까지 어떻게 들어가냐는 둥 기사님은 불평하시더라고요.

눈도 제대로 못 뜨는 이 작은 아기를...


불편하고 싫을 수 있겠죠. 근데 콜택시 부를 때 부터 사정이 있어 요청을 한 건데 콜비 따로 주면서, 택시비 주면서 왜 이런 소릴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오기 싫으면 콜 승인을 안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오복이 품에 안고 출렁이는 차 안에서(아파트 나가는 길에 방지턱이 많아요.) 기사님 화 돋우어봤자 손해인 것 같아서 "아기가 있어서 살살 가주세요."라고 말 할 수밖에 없었네요. ㅠㅠ


모든 택시기사님이 그런건 아니라는 것 알고 있지만 이날은 화+서러움 폭발이었습니다. 아기랑 이 험한 세상 헤쳐나가려면 엄마 멘탈이 강해야겠단걸 몸소 느낀 날이었죠. 만약 그 상황에 아빠가 함께 있었음 기사님이 저한테 그렇게 싫은소리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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