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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된 오복이는 지금 엄청난 침을 흘리고 있답니다. 손수건을 목에 둘러주면 10분도 되지 않아 축축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이유식이나 간식을 먹을 때도 꼭 한두군데는 묻히면서 먹기 땜에 빨랫감이 장난아니게 발생합니다. 집에 있을 땐 매일 세탁기를 돌리는데 여행가서는 아무래도 힘들잖아요? 매일 손빨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다 해도 건조가 쉽지 않죠. 그런 이유로 이번 사이판 여행에서 코인 세탁기는 정말 유용했어요.


사이판 피에스타 리조트 2층에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24시간 아무 시간이나 사용할 수 있었고 건조까지 해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오복이 빨랫감 때문에 세탁세제를 챙겨 갔었는데 챙기지 않았더라도 세탁실 안에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자판기가 있어 이용하는데 무리가 없답니다.


이용요금은 세탁, 건조,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각각 1달러입니다. 쿼터로만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동전교환 자판기도 있어요. 5달러 지폐를 넣어봤는데 죄다 쿼터로 떨어져서 졸지에 쿼터부자가 되었어요. ㅋㅋㅋㅋㅋ 10달러나 20달러 지폐 넣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네요. 쩔렁쩔렁 동전만 들고 다닐 뻔 했어요. ㅋㅋㅋㅋ



세탁기는 수위, 스피드, 물 온도 조정을 할 수 있는데요. 동전 꼽고 밀었는데 동작을 안 하는거예요. 건조기는 스타트 버튼이 있는데 세탁기엔 그게 없었거든요. 동전을 먹은건가? 이걸 어떻게 이야기 해야하지? 당황해서 안절부절.


밖으로 나와 복도 끝에서 세탁물 말리고 있는 직원이 있길래 쭐래쭐래 가서 "익스큐즈미, 헬프미" 했죠. 직원 데리고 세탁실로 가면서 "코인 런더리 원 달러 푸싱, 노 오퍼레이팅" 이라고 사전 설명을 했는데 직원이 너무 간단하게 이게 니꺼냐고 묻더니 밀어넣은 것을 한 번 딱 땡기는데 세탁기가 동작을 윙. -_- 황당하긴 했지만 동작했을 때 너무 기뻐서 땡큐땡큐를 심하게 반복 해 줬습니다. ㅋㅋ


그렇게 세탁을 다 하고 나서 건조를 하기 위해 세탁물을 이동시켰습니다.


건조기는 옷감에 따라 돌아가는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버튼 3개가 있었어요. 스타트 버튼이 있어서 쿼터 4개 꼽아준 담에 밀어넣고 버튼 꾹. 근데 여기서 또 난감 상황 발생. 도무지 언제 건조가 다 되는지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왔다리 갔다리 몇 번을 해도 계속 건조기가 돌고 있는거예요. ㅋㅋ


그래서 또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을 붙들고 물었죠. "하우 롱 타임 디스 머신" 진짜 짧은 영어 총 동원. 직원이 용케 알아듣고 40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제가 너무 오래 걸린다고 깜짝 놀라니까 뭐라뭐라 설명을 더 해줬어요. 양이 적으면 얼마 안 걸리고 많으면 그정도 걸린다는 것 같은데 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못알아듣는 윤뽀. "예 땡큐" 만 하고 말았죠.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 나가야 하는데 흘러가는 시간은 아깝고 세탁량이 많지 않으니 건조가 다 되었을 것 같아서 그냥 중단해야겠단 맘으로 건조기 앞에 섰습니다. 시작 버튼은 있지만 중단 버튼은 없는 이 난감한 상황에서 또 다른 하우스키퍼를 붙들었습니다. "아이 원트 디스 머신 스탑" ㅋㅋㅋ 직원은 아무렇지 않게 멈추고 싶냐며 동작중인 건조기 문을 벌컥. 아놔, 이 단순한 기계 같으니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건조는 진짜 뽀쏭뽀쏭하게 잘 되었더라고요. 집에다가 건조기 하나 들여놓고 싶을 정도로. 전기는 많이 먹겠지만. ㅋㅋ 냉큼 가져와서 침대 위에 널부러트려놓고 밖에 나갔다가 왔지용.


세탁기와 건조기 사용법이 미숙하고, 영어를 옹알이 수준으로 하는지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코인 세탁기가 있어 9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해외여행이 한결 위생적이고 편했어요. 다른 리조트에도 이 시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사이판에 온다면 이것 때문이라도 피에스타리조트를 선택하게 될 것 같아요. 진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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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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