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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눈물이 난다 눈물이 나 ㅠㅠ)
최근 회사 일이 무지무지 바빴습니다. 블로깅을 하긴 했지만 발행한 글들은 비공개로 틈틈히 작업했다가 포스팅이 뜸하지 않게 공개를 하는 것 뿐이었지요. 특히 지난주는 그 절정이었는데 남친이 그렇게 보고싶어해서 겨우 예매해 두었던 아바타 영화표 취소하고, 고향 친구들과의 약속도 취소하고, 대학 모임 약속도 취소, 주말을 고스란히 반납하며 새벽까지 열1 모드였습니다. (망할놈의 급한 일정 때문에)
퇴근하자마자 출근. 퇴근하자마자 출근... 결코 기분 상쾌한 일은 아니었지요. 일은 하고 있지만 정신은 헤롱 헤롱 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은 오늘을 위한 것이었기에 오늘 새벽에 퇴근하며
"이렇게까지 해서 날짜 맞췄는데 평일에 하루 쉬게 해 줘야 하는것 아니에요?"
하고 연구소장님께 진심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전 이제까지 정식 여름 휴가 3일 말고는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ㅠㅠ)한번에 다 쉴 수 없으니까 화, 수, 목, 금 한사람씩 돌아가며라도 쉬자고... 진정 진심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부푼 희망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정시 출근을 했습니다.
출근 하자마자 웬걸. 몇가지 추가적으로 해야할 일들이 생겼고 시간이 급해 점심도 굶어가며 어떻게 맞춰 맞춰 일을 마무리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서 다른 일로 외근을 다녀왔죠.
저녁 6시 회사로 복귀했을 무렵 하루종일 제가 먹은 것이라곤 아침에 정신차릴려고 마셨던 커피, 외근나간 곳에서 줬던 커피가 전부였습니다. 난 오늘 칼퇴근을 할꺼다. 난 오늘 집에가서 저녁 먹을꺼다. 나는 내일 쉴꺼다. 하고 무한 주문을 외우게 되더군요.
"고생했어. 내일 쉬어 윤뽀씨" 그 한마디 듣고 퇴근할려고... 소장님과 사장님과의 회의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회의가 길어져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고, 잠시 나오셨을때 휴가에 대해 언급 했으나 묵묵부답이더라구요.
답은 없고, 퇴근시간도 지났는데 퇴근은 못하고 있고, 퇴근 하지 않는다 하면 저녁시간인데 밥먹으로는 안가고, 그저 배는 고프고, 못먹어서 그런지 신경은 예민해지고, 집엔 가고싶고, 내일 휴가에 대해 기대는 부풀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회의가 안끝나서 짜증은 나고, 인내심에 한계는 오고, 그냥 갈까 고민도 되고, .....
그렇게 긴 시간이 가고 마침내 소장님이 나오셨는데 밥먹자(그러면서 술한잔 하자)는 이야기는 나왔지만 휴가에 대한 이야긴 전혀 없었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건아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힘빠져서 그냥 퇴근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녁이라도 먹고가라고 하시더군요. 뿌리치고 나왔습니다. 저녁 먹을 기분이겠습니까 제가... 참을려고 눈에 힘을 완전 주는데도 한마디 뱉을 때 마다 울컥 하는것을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꾹꾹 눌렀지만 건드리면 터져버릴 것 같아서 인사도 못하고 사무실을 나와 종종걸음으로 무작정 화장실로 갔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그 참았던 무언가가 욱 하고 나옵니다.
주말 반납하고 일한 직원에 대한 보상을 조금은 해 줘야 하는것이 아닌가 그 생각만 들었습니다. 주말에 나오면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연차나 월차가 없어서 내가 원하는데로 휴가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센티브나 성과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밥을 제 때 먹나, 많지도 않은 직원들 맘 하나 헤아려주지 못하고, 다독거리지 못하고, 위할줄 모르는데...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일개 사원이 이야기 하기 전에 위에서 좀 챙겨주면 안되나? 하는 마음에 소장님도, 사장님도 미웠지만, 좀 더 똑부러지게 말 못한 내가 밉고, 때려치고 나갈 용기가 없는 내가 미웠습니다. 자꾸 자꾸 거슬러가서 좀 더 열심히 해서 더 나은 직장에 들어갈껄 하는 후회까지 되었습니다. 내가 뭐 해먹고 살겠다고 여기서 버둥거리고 있나. 이것 말고는 먹고 살께 없나......
그저 속상하기만 하네요. 화장실을 나와서 집에 가는 길, 집에 와서 지금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와중에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어차피 오늘 하루 이러고, 내일은 또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겠지만... 지금은 마음 한구석이 뻥 뚤린듯한 느낌입니다.
저보다 훨씬 고된 환경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 많으시겠지요. 지금 이시간에도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구직자 분들이 봤을때 배부른 소리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겠지요. 이것이 제 그릇이라면 그릇일겝니다. 고까우시더라도 이렇게 이야기하는거, 이해해주세요. 그래도 이렇게 이야기하고나면... 한결 나아질꺼라 생각하고 쓰는 중이니깐요.
이럴땐,
옆에 누군가가 옆에 있어 술한잔 같이 해줬음 좋겠는데 참... 그렇네요... -_-
집에오는길에 버스 옆자리에 여고생 둘이 앉아 이야길 나누고 있던데 그 모습이 왜그리 부러워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에효. 살면서 쉬운게 하나도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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