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일 때 화학, 물리, 지구과학, 생물 중 화학을 선택했었다. 그렇지만 공통과학 때문에 물리를 피할 순 없었는데 봐도 봐도 모르겠는 걸 어쩌랴. 물리 점수는 항상 죽을 쒔었다. 내 생각과 상식을 무시하고 이랬다 저랬다 헷갈리게 만들었던 과목. 정말 너무 싫었다. 그런 물리를 좋아해서 그걸 선택한 'ㄹ'이란 친구가 있었는데 대단했지. 진짜.
그런 내가 30대가 되어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 상편]을 집어들었다. 지나가던 ㄱㅇㅈ가 웃겠다. 근데 개님. 웃으십시오. 저는 졌습니다. 진짜 보고 또 봐도 이해는 안 되더이다. 여전히 막연하고 어려웠다. 재미로 읽을 수가 없던데? 청소년 도서를 들고 머리 아파하고 있는 나. 아들아, 눈감아.
전개는 흥미롭다. 거북이와 달팽이의 시선에서 느끼는 속도라거나, 마찰력이 없다고 가정한 세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유레카'에 대한 이야기 등등. 근데 과학 머리는 못 되나 보다. 휴. 하편이 있는데 읽어? 말어? 심히 고민된다. 자존심 상하는 건 지식카드, 공부의 신 필기 엿보기 같은 곳에서 저자가 자꾸 물음을 던지는데 오픈 결말에 이게 뭐야! 좌절했단 점. 뒷 장에 답이 없어서 난감했다. 닫힌 결말인데 내가 답을 못 찾아서 엉엉. 고3이 된 기분. 숙제 한 기분이었다.
나는 그러하지만 고등학생들은 학교 수업과 교과서 만으로는 아리송했던 개념들,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배우는 과정이니까, 현재 진행형이니까! 이왕이면 눈높이에 맞게 예를 들어가며 친절히 알려주는 책이 좋지 않을까? 청소년은 필독서, 나는 교양서, 근데 내 교양은 좀 없는 걸로!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 상편 - 천아이펑 지음, 정주은 옮김, 송미란 감수/미디어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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