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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100% 경상도 분이십니다. 무뚝뚝하고 표현에 서투르지요. 저도 그 피 이어받은 딸래미 아니겠습니까? 마찬가지라 우린 대화가 많은 편도 아니고, 살가운 편도 아닙니다. ( ..)a

20살 이후로 계속 떨어져서 살다보니 거리감은 더 생겼는데요. 몇달만에 보면 조용히 밥먹다가 나중에는 객지생활 하니까 처신 잘해라는 폭풍 잔소리로 마무리가 되곤 했죠. 그게 나름 아빠가 딸래미 걱정해서 하는 소리였을텐데 당시엔 아빠는 나를 뭘로 보고 그러나, 나를 왜 이렇게 못믿나 속앓이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결혼하고 임신을 하게됐었었었죠. 좋아는 하셨지만 그렇게 티내지는 않으셨어요. 그러던 와중에 제가 유산을 하게됬고 그 후의 아빠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수술하고 금, 토, 일 쉬고 출근했던 날이었던가? 아빠한테 전화가 왔었는데요. 출근했다고 하니까 "왜 벌써 출근했어? 더 쉬어야 하는거 아냐?" 라고 하시더라고요.

예전의 아빠는 제가 기차 좌석이 없어서 못 내려가겠다고 그러면 젊은 놈이 입석으로 오면 되지 편한 소리 한다고 뭐라그러고, 대학 다닐적에도 대학 꼭 나와야 하는거 아니라고 1톤 트럭 사줄테니까 그거 몰면 돈 많이 번다고 대학 나와서 빌빌댈꺼면 돈 버는게 낫다며 저를 강하게 키우셨거든요.

그런 아빠가 딸래미 몸 걱정, 마음 걱정을 직구로 날리시는데 그냥 그 한마디였을 뿐인데 감정이 막 북받치더라고요. ㅠ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신랑이랑 같이 퇴근하는 길에 신랑이 장인어른한테 연락 안 왔냐고 물었습니다. 온 적 없다고 그러니 자기한텐 연락이 왔었데요. 처음에 우리 결혼도 반대했던 아빠이기에 아빠가 신랑한테 먼저 연락할 일이 없는데 이상했죠. 무슨 일이냐고 신랑이 운전 중이라 제가 폰 문자를 열어봤는데 또 찡- 했어요.


아빠가 신랑한테 제 안부를 물어봤더라고요. ㅠㅠ "윤뽀 컨디션은 괜찮아 졌는가" 라니. 이 어메이징 한 남자. ㅠㅠ


이 두가지 에피소드에 전 그냥 무너졌습니다. ㅎㅎㅎ 두가지 다 지난 이야기고 아빠는 여전히 무뚝뚝하지만 그 안에 마음이 느껴져요. 멀리 살면서 점점 멀어졌다고 생각했지만 변하지 않았던 아빠의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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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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