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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끝난 후 작가의 말이 있다. 사진 한 장이 나온다. 작가와 할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인데 뒷 배경으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벽수산장, 그러니까 언커크(UNCURK,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이 보인다. 그 시절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건물, 이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소설이다. 작가의 말을 읽기 전엔 벽수산장? 언커크? 다 소설에서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근현대사를 이리 몰랐구나 좀 찔렸다.
더구나 여기 등장하는 친일의 산 증인 윤덕영과 윤원섭은 아, 피가 쏠린다. 혈연에 대한 애착이 없는데 얘들이 그냥 같은 성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가 났다. 해평 윤씨라는 것에서 좀 위안이 된달까. 어쩜 이리 뻔뻔하고 뻣뻣할까. 나중에 찾아보니 윤덕영은 경술국적에 이완용 다음에 이름을 올리고 있더라. 세상에 만상에. 부들부들 화가 치미는데, 벽수산장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장면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무너지고 짓밟힌 것들을 밟고 올라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숙연해진다.
영원한 유산 - 심윤경 지음/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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