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이 또래 아이들이면 백희나 작가님을 모를 수 없을 것이에요. 작가 이름은 모를 수 있다고 쳐! 하지만 여러 그림책을 깔아 두고 본 책을 고르라 하면, 본 적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바로 백희나 작가님 책이 아닐까요? 멋모르고 봤지만 보다 보니 알게 된 작가 이름, 오복인 닥종이 인형 작가로 알고 있는 백희나 작가님의 여러 작품 중 <장수탕 선녀님>이 뮤지컬 공연 중이라 하여 보고 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첫 실내 공연 관람이란 큰 미션을 해낸 기분이었습니다. ㅋ
가기 전 책 복습은 필수죠. 동네 오래되고 낡은 목욕탕인 장수탕에서 덕지와 선녀님이 만나 즐거운 한 때를 보냅니다. 덕지는 선녀님은 모르는 요구르트의 맛을 느끼게 해 주고파 공포의 때밀이를 참고 엄마에게 얻은 단 하나의 요구르트를 건넵니다. 빨대 꽂은 요구루트를 쪼옵쪼옵 빨아 마시는 선녀님이 어찌나 익살스러운지. 이 짧은 이야기가 어떻게 한 시간짜리 공연으로 변할지 기대하며 서울숲 씨어터 2관으로 향했습니다.
코로나19를 비웃듯 어린 친구들이 많이 모였어요. (동시간대 서웊숲 씨어터 1관에서 백희나 작가님 원작인 <알사탕> 뮤지컬이 공연된다는 점! ㅋㅋ) 장수탕에 푹 빠질 수 있도록 티켓 교환처는 목욕탕 매표소처럼 꾸며져 있었고, 입장 전엔 부모님 세대가 어렸을 때 갔음직한 목욕탕이 기념품 구매와 적절하게 어우러져있었습니다. 포토존도 있고 오밀조밀 공연 전후로 작품에 스며들기 좋았어요. 어린이 공연 조으다. ㅋㅋㅋ
제 자리는 C구열 2열이었는데 가능하면 B구역이 좋아요. ㅋㅋ 당연한 소리겠지만 중앙이어야 무대 이쪽저쪽을 보기가 좋고, 공연 중 비눗방울이 날리는데 외곽에선 다소 아쉬웠어요. 커튼콜 때도 배우님들과 더 가까이 인사하는 느낌을 가지고 싶었는데! ㅋㅋ 모든 좌석이 덕지석으로 금액이 같으니 중앙으로 노려봅시다.
목욕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니 살구색 무대의상과 장치들이 등장해요. ㅋ 현실과 과장 사이에 우스꽝스러웠는데 배우분들의 노래 실력에 기가 질려서(특히 선녀님. ♡) 보완이 됐고, 끝에 가서는 엄마들에게 보내는 위로가 있어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만 들여보냈으면 놓쳤을, 원작엔 빠져있는 부분! 좋았어요. ㅋㅋ 배우의 쉐입이나 의상, 덕지가 덮는 이불까지 디테일하게 원작과 싱크로율이 일치하면서 살이 붙은 이야기들까지 알찬 공연이었습니다. ㅋㅋ
오복이가 영화, 연극, 뮤지컬 중에 영상이라고 말해서 벙쪘는데 ㅠㅠ 코로나19가 원망스럽습니다. 지나간 2년. ㅠㅠ <장수탕 선녀님>을 계기로 문화생활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봐야겠습니다. 연극과 뮤지컬도 사랑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으샤 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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