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서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면 빨리 병원에 가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신호는 병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고 혹은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 체중이 증가하고 얼굴이 붓는 등 몸에 이상신호를 느낀 엄마는 개인병원을 거쳐 대학병원 진료와 검사를 받으셨습니다. 정확한 병명을 알기 위해 다양한 검사가 이루어졌는데요. 상당 시일에 걸쳐 이루어진 검사 중 보호자가 동반해야 하는 검사는 제가 동행을 했고, 혼자 받아도 되는 검사는 엄마 혼자 받으셨는데 엄마 혼자 가셨던 날 다소 난감했던 상황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이미 상황은 종료되었고 제가 대구 내려가던 날 엄마가 조심해야 한다며 이야기 해 주신 내용인데요. 저도 병원에서 검사받으면서 비슷한 과정을 겪은 적이 있기에 유심히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본인 혹은 가족을 통한 경험이 있으실꺼에요.

그것은 바로 '동의서'에 대한 내용인데요. 보통 수술 동의서나 검사 전 약물투여 등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왜 이 검사(수술)를 해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검사(수술)후에 부작용,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 먹고 있는 약이나 검사(수술)에 참고될 지병에 대한 내용이 주로 있고 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동의한다는 싸인을 환자 본인 혹은 보호자가 해야합니다.


이는 만약의 상황. 즉 의료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병원측이 "우린 다 이야기 했다. 책임 없다."를 증명하기 위해서 사용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환자나 보호자는 거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검사를 해서 병명을 알아야 치료가 가능하니까, 수술을 해서라도 생존하고 싶으니까. 그래도 환자의 알 권리를 존중한다는 뜻에서 당연히 의사로부터 설명받고 싸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엄마가 병원에 갔던 날, 이 동의서가 필요한 검사를 해야했었고, 엄마는 간호사로부터 싸인해라는 종이 한 장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뭔가 싶으면서도 환자 본인 란에 이름과 싸인을 한 엄마. 싸인을 하고보니 이 종이가 동의서 2장 중에 2번째 장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더랍니다. 2/2였던 것이죠. 1/2의 내용은 온데간데 없었고, 엄마는 보관용으로 앞장이랑 해서 복사본을 좀 줄수 없겠냐고 요청하셨답니다.

간호사가 다시 뽑아준 1/1장의 내용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는데요. 1/1장의 마지막 줄에는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적혀있었습니다.


주의사항
아스피린과 같은 항 혈액응고제 성분을 가진 약물을 복용하시는 분이나, 출혈성 소인이 있는 환자분은 반드시 의료진께 알려 주셔야 합니다. (아스피린 검사 3~4일 전 중지하십시오.)

네, 엄마는 아스피린 계열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걸 못보고 검사를 했으면 어쩔 뻔 했을까요? '반드시'라고 적어두고 환자에겐 일언반구 말도 없다는게 말이 되나요?

부랴부랴 간호사에게 문의를 하니 "검사 하다가 출혈이 있을 경우에 문제가 되는데(아스피린 계열의 약은 출혈 시 지혈이 잘 안됨) 검사가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으니까 괜찮다." 라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검사도 무사히 끝이 났는데요.

그래도 만약에, 만약에.

만약의 상황을 생각하면 참 끔찍합니다. 왜냐하면 엄마는 그 주의사항에 대한 문구를 보지 못하고, 설명듣지도 못했지만 문구를 봤고, 설명도 들었다고 싸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일어났을 때 보호자도 옆에 없었고 병원측이 동의서 내밀면 아무 소리도 못하는 겁니다. -_-

설명을 듣는데 어찌나 울화통이 터지던지. 그것도 대학병원에서 일처리 하는 것이 이모양이니. 자기네 부모가 다른 병원에서 이런 취급 받으면 가만히 있을런지 참 궁금해 지더군요.

작년에 CT촬영 하면서 '조영제'라는 약물을 투여받을 때가 오버랩되었습니다. 아래가 해당 포스팅이랑 일부 캡쳐 내용인데요. (포스팅 해 놓으니 이럴 때 참 편하네요. ^^)



저는 이 동의서와 함께 어떤 내용인지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나마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젊은 사람한테도 아니고 나이가 많고 의료적 약자인 환자에게 싸인하는 부분만 들이밀었다는 것이 이해가 잘 안되더라구요. 쩝.

살면서 이 동의서 안보고 살면 좋겠지만, 분명 본인이나 가족에게 이런 일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맞이할 때 무턱대고 싸인부터 하라는 병원이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오라고 하고싶지만, 치사하고 드럽게도 우린 환자 입장이고 선택의 여지도 없는지라 할 수 있는 만큼은 하세요. 정정당당하게 요구하세요. 설명까지 요구하세요. 그것이 내 권리이자 의무이고 병원의 이런 안일한 행동이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모두, 건강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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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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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설명이 좀 부족했군요. 꼼꼼히 읽어보셔야 합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4. 병원 문서및 동의서의 경우 꼼꼼히 읽어봐야 겠습니다..

  5. 동의서 싸인하기전에
    설명을해주던데...
    안 해주었군요~ ㅠㅠ

  6. 싸인은 함부러하면 안되는것 같아요..
    사소한 것이라도 꼼곰하게 체크하는 습관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ㅜ

  7. 웹사이트 가입을 할때... 보면.... 약관 읽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 보험 약관도 잘 안읽는 판국에...;; 아파 죽어 가는 사람에게 싸인은... 읽어볼 문제도 안되는..

  8. 요즘 좋은 병원들도 많은데 설명조차 안 하는 이런 병원이 아직도 있더군요.
    위험하지 않고 그냥 사인할 정도면 뭐하러 사인은 받아간다나요.

  9. 정말이지, 대충대충 시스템은 우리나라 고질병인 것 같습니다.
    약관은 정말 자세히 확인하고 싸인해야 하는 부분인데도 말이죠.

  10. 문서 정말 제대로 읽고 싸인 해야되겠더라고요.
    문서 내밀며 읽을 필요 없다는 식으로 나와서는 안되겠지요.
    말씀대로 당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1. 앞으론 정말 잘 읽어봐야겠네요..

  12. 대부분 병원에서 동의서를 요구하고 어쩔수 없이 하는게 대부분인거 같아요..
    안하면 검사를 못하니 원..;;

  13. 수술,검사시 부작용,후유증에 대한 설명의무는 당연한건데
    병원들이 그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건 혹시나 발생 할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회피로 밖에 보이지 않음(그만큼 의료행위에 대한 자신감결여,왠지 비겁해 보인다는)
    좀 더 당당하고, 투명하고, 고지의무 준수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면서.

  14. 정말 사인은 아무데나 하는 거 아니라고;;
    이런것도 잘 읽어보고 해야 할 듯;;

  15. 원래 사인은 함부로 하면 안되요.

  16. 아,정말 나머지 한 장이 빠져 있는 것까지 확인하였다니 대단하세요.
    저도 예전에 CT촬영에 앞서 조영제 투여시 동의서를 내밀던데.. 뭐, 어차피 받아야 할 건데 싶어서 그냥 싸인해버렸죠.
    담부턴 해 줄땐 해주더라더 한 번 꼼꼼하게 읽어봐야 겠네요.

  17. 꼼꼼히 채크 잘해야 겠네요..
    함부로 싸인 했다가는 사람 잡겠군요..
    유용한 정보 잘보구 갑니다..

  18. 저희도 준범이 낳을때 싸인 하라고 하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상당히 불쾌하더라구요. ㅡㅡ

  19. 대개는 설명해주는 병원이 대부분일텐데;;
    다만 바쁘다보니; 중요한것만 간단히 설명해 드리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사실 저렇게 설명드리는 부작용이란 것도 100만분의 1의 확률이라
    정작 의료진들은 대강대강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동의서를 작성하셨다고 하더라도
    병원에서 책임 회피가 되지는 않아요.
    '듣는 사람이 이해할 때 까지' 설명해야만 법적으로 말하는 '설명의 의무'를 다 한거라 인정되기 때문에..
    그리고 저 동의서라는 것이 '설명 들었음'의 확인일 뿐
    '사고가 생겨도 책임 묻지 않음'의 동의서는 아니에요;;

  20. 저라면 인지 못했을것같은데 굉장히 꼼꼼하시네요... ^^
    저 또한 멀마전 교통사고 때문에 저또한 조영제 투입 동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작은 쪽지에 뭐라고 써있는데 그냥 여기에 사인만 하란듯이 줘서 얼떨결에 사인하고 누웠네요.
    앞으로는 신경을 써야겠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21. 개 ♩♩♬♫들이네요... 책임 유기 아닙니까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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