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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복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커트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신생아를 볼 일이 별로 없었던 저. 출산 후 신생아들의 머리숱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피부색이며 생김새가 다 다르지만 머리숱이 쇼킹할 정도로 차이나더라고요. 우리 오복이는 거의 민머리. 어떤 아이는 어른스럽게 검고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나왔더라고요.


친정에선 빡빡이로 밀어줘라, 시댁에선 오복이 아빠도 어릴 땐 머리숱이 적었으니 괜찮다, 밀지마라. 의견이 분분했었는데 저는 두 돌이 지나도록 밀지 않았어요. 너무 휑한 머리숱이 아깝기도 하고 내 자식이지만 두상이 예쁜 편은 아니라서요. ㅠㅠ


머리숱이 별로 없으니까 또래들이랑 같이 있으면 애기처럼 보이더라고요. ㅋㅋ 성장앨범 촬영할때도 거의 모자 등 악세사리로 가렸답니다. ㅠㅠㅠㅠㅠㅠ


당연하지만 시간이 흐르니 머리카락이 길긴 했어요. (그치만 풍성해지진 않더라고요. ㅠㅠ) 귀 쪽으로 내려오는 긴 머리랑 앞쪽으로 쏠리는 긴 머리만 집에서 가위로 좀 잘라주고 미용실 가서 자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충동적으로 들어가서 잘랐네요. ㅋㅋ


오복이랑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길에 있는 미용실에 유리벽 밖으로 보이는 아이 전용 자동차 의자가 있거든요. 또 그 미용실은 밖에 토끼 두 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오복이도 한참을 그 앞에서 구경하곤 했었어요. 미용실을 두려워해서 커트하는 것이 전쟁같단 이야길 들었던지라 익숙해지라고 저도 그 앞에 서 있는걸 제지하진 않았어요.


그렇게 수개월, 아니 2년은 그 앞을 뻔질나게 들락날락 했더니 오복이 나름 익숙해졌나 보더라고요. "자동차 의자에 앉아볼까? 오복이 머리에서 땀도 많이 흘리잖아." 라고 했더니 스스로 좋다고 들어가서 앉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자동차 의자 앞엔 영상을 볼 수 있게 모니터가 있어 TV 없는 오복이에겐 신천지였죠.


바리깡소리를 겁내긴 했지만 의외로 쉽게 커트 했어요. 이게 뭔가 살짝 억울한 표정도 짓긴 했어요. 그래도 그만하잔 소리는 안하고 다 끝나고 시원하겠다 멋있다고 칭찬해줬더니 본인도 만족하는 눈치. 오복이의 첫 이발 성공입니다. ㅋㅋㅋ 자를 것이 없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깔끔해진 걸 보니 저도 속이 후련했어요.


잘 때 유난히 머리에 땀을 많이 흘리고 긁기도 해서 이럴 줄 알았음 좀 빨리 커트해줄껄 그랬나 후회가 되더라고요. 남자 머리를 너무 몰랐어요. ㅋㅋ 모발이 가늘고 고루 자란 편도 아니라 스타일 내면서 자르진 못했지만 엄마 눈에는 멋짐 지수가 100 상승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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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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