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사건, 사고가 보도될 때 의인이 등장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내 몸, 내 물건이 부서지는 걸 감수하고 아니 그것보다 더 본능적으로 계산하지 않고 사건, 사고에 뛰어드는 사람. 유원은 언니의 판단력과 의인이 있어 11층에서 떨어지고도 살았다. 아름다운 이야기지 않은가? 그런데 유원은 행복하지 않다. 세상은 유원을 기적의 아이라며 죽은 언니의 몫까지 살아야 할 아이로 본다. 지인들은 유원을 통해 언니의 모습을 본다. 남들은 의인이라 칭송하는 아저씨가 밉다. 아저씨는 나 때문에 장애를 안게 되었는데도. 유원은 나쁜 아이일까? 유원에게 "네가 그러면 안 되지!"라고 할 수 없었다. 세상은 동화가 아니니까. 잊고 있었던 시각을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사건, 사고 그 후의 이야기는 사실 몰라도 되는데 눈에, 귀에 들어온 걸 안 보고 잊을 순 없다. 왜 그랬으며 어떻게 됐으며 구구절절. 자극에 민감해서. 유원이 나랑 가까운 사람이라면? 오지랖과 배려 사이에서 어물쩡 하고 있겠지. 색안경 쓰지 않고 그냥 나랑 만난 한 사람으로서 보면 되는데. 다행인 건 내 인간관계가 좁고, 말을 잘 못해서 속에선 허둥지둥할지라도 겉으론 입꾹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내가 유원이라면? 나 같은 사람이 나으려나? 에고. 잘 모르겠다. 책이지만 여기선 수현을 만나 내가 나인채로 한걸음 내딛을 수 있게 되었다. 유원을 응원해주고 싶다.
유원 (양장) - 백온유 지음/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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