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힘든 한 주였습니다. 쭉 정리해봅니다.
≫ 일요일 저녁
샤워하고 나온 오복이의 사타구니 한쪽이 부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만지면 아프다고 손을 못 대게 해서 서혜부탈장 의심하며 다음날 병원에 가야겠다 하고 마무리했습니다. 피부과? 비뇨기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고민하다 주변에서 소아과를 추천해서 ㅇㅋ했어요.
≫ 월요일
아침에 확인했을 땐 전날보다 가라앉아있었고, 살짝 눌러보니 멍울이 잡혔습니다. 하교 후 평소 다니던 소아과에 갔는데 서혜부탈장일것같다고 소아외과를 가면 된다고 하시며 진료의뢰서를 써주셨습니다. 응급은 아니지만 외래 보고 오라고 했어요. 혹시 해서 임파선 부은 건 아닐까 물었는데 그럼 안 아프다고 했었나? 암튼 증상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집에 와서 소아외과를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없었고 성빈센트, 동탄한림대, 용인세브란스 등등 알아보다 아주대학병원 진료 예약을 잡았습니다. 진료대기가 길 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날 오전 가능해서 놀랐습니다. 담당 교수님이 오전진료만 하셔서 학교와 회사 모두 빠져야 했습니다. 제가 오전 근무만 하는데 휴가를 쓰자니 뭣해서 (수요일에 오복이 학교 공개수업이 있어서 휴가 쓰겠다고 한 상황...) 남편을 보내려 했는데 외근이 잡혔다고 안 된대요.
≫ 화요일
아주대학병원 소아외과에서 서혜부탈장같다고 금요일에 수술이 가능하다 하였습니다. 절개와 복강경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하였고, 간단해서 입원 없이 당일 수술이래요. 수술동의서까지 작성했는데요. 반대편에도 있을 수 있고 확인해야 하니 초음파를 찍으라 했어요. 예약한 것이 아니라 점심시간 이후로 대기해서 찍어야 한대서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그사이에 수술 전 검사해뒀고요. 그런데 초음파실에서 두둥. 탈장이 아니래요. 응?
소아외과 담당 간호사에게 전화가 옵니다. 탈장이 아닌 걸로 나와서 다시 진료를 봐야 할 것 같다고요. 수술 일정도 변경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파관종(?), 림프관종(?)같다는 이야기를 해서 불안에 떨었어요. '종'이라뇨. 혹이면 양성과 악성을 따져야 하고 당일 수술도 아닐 것이고, 복잡한 심경이었죠. 이런 상황이니 공개수업 참관은 포기했고 목요일 다시 학교와 회사를 빼야 했습니다. 남편은 이날 저녁 어머님 병원으로 가서 금요일에 왔어요. 어머님이 입원하셨거든요. 맹장이 터져서. ㅠㅠ
≫ 수요일
불안, 초조한 하루였습니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행동이 큰 오복이가 어디 부딪쳐서 그 부분을 건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어요. 임파관종은 검색해서 별 다른 사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서혜부탈장이면 다행이었다, 그게 애교였네 그런 생각만 들었어요. 5월 들어 조카 하원 후 케어를 하기 시작했는데 오복이랑 둘이 잘 맞다가 안 그럴 땐 짜증이 올라오더라고요.
≫ 목요일
다시 아주대학병원 소아외과. 9시 첫 진료였어요. 임파관낭종으로보인다고 했고 탈장은 확실히 아니라고 하네요. 바로 수술하자고 하지 않아서 의외였습니다. 지켜보면 된답니다. 신체가 자라면서 따라 커지긴 하겠지만 스스로 자라는 건 아니래요. 많이 아프면 진통제나 항생제 먹으면서 가라앉힘 되고 생활이 불편하고 그럼 제거할 순 있다고 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래요. 각오했던 것보다 가볍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 추가 검사 등등 없어서 얼른 돌아와 학교 보내고 회사 출근했어요.
예정된 금요일 수술이 없어져서 남편한테도 시댁에 더 있다 와도 된다 했고, 다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밤에 목이 좀 따갑단 말을 해서 또 철렁했어요. ㅠㅠ 코로나19 시국이잖아요. 방어적으로 챔프시럽 먹이고 재웠습니다.
≫ 금요일
컨디션은 괜찮아 보이는데 목이 아프다니 어찌하겠습니까. 학교와 회사에 연락하고 근처 신속항원검사하는 병원엘 갔습니다. ㅠㅠ 9시 진료인데 일찍 문 열고 받아주셔서 신속항원검사 했는데 와, 엄청 깊게 쑤시더라고요. PCR검사, 자가진단키트 저리가였어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여서 이거는 음성 뜨면 진짜 음성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다행히도 음성. 그제야 진료를 봐주시는데 목이 빨갛게 부었다고 합니다. 인후염. 음성확인서 받아서 등교시키고 출근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점심시간에 콜렉트콜이 옵니다. 어지럽고 힘들다고요. 방과후교실 가지 말고 바로 하교하라고 하고, 저도 부랴부랴 퇴근해서 데려왔는데요. (관련해서 선생님께 하이톡 드렸는데 왜 포스팅하는 지금까지 답이 없죠? 진짜 짜증 납니다.) 열이 39도. 두둥. 맥시부펜 먹이고 재웠어요. 잠깐 깼을 때 자가진단키트 음성 확인하고 또 재우고 옆에서 같이 자고. 피곤 피곤. 저녁도 목이 아파 많이 못 먹고 그렇게 쭉 누워서 뒹굴었어요. 남편은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님 퇴원. 휴.
≫ 토요일
열은 떨어졌는데 목은 여전히 조금 아프다 한 상태로 하루 종일 있었어요. 죽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이고. ㅋ 근데 이상하게 평소보다 화장실을 자주 가더라고요. 소변을 자주 보는 건 여러 원인이 있지만 심리적인 이유로 그럴 수 있다해서 지켜보는 중이에요. 이번 주 정신없는 스케줄로 저도 멍한데 오복인 오죽하겠어요? 다만 빨리 정상 패턴을 찾고 싶은 마음이에요. ㅠㅠ 빠르게, 빠르게. 월요일부터는 무탈하게 말이죠.
사이사이 할 이야기가 좀 있는데 언젠간 풀 수 있겠지요. 포괄수가제, 담임선생님과의 의사소통 등등. 블로그 쉬엄쉬엄 한다고 했지만 풀 곳 찾아 결국 올 곳은 여기네요. 휴. 이제 뭔가 정리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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