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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상 기차를 한 달에 한번은 탑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일을 많이 겪어봤습니다만 얼마전 있었던 일 만큼 황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_-;

저는 그 날 기차 량의 앞쪽 자리(출입구석)에 앉아있었습니다. 아이폰 배터리가 수명을 다 해가고 있어서 충전중 이었죠. (무궁화 신식 량에는 앞/뒤에 220v 플러그 사용가능합니다.) 트위터도 하고, 블로그도 둘러보고 있는데 어느 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내릴 역 아니니 개의치 않고 다시 아이폰에 집중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제가 앉은 좌석 앞에 있는 거치대에 먹던 음료 컵을 '' 놓고 내려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러고 곧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죠.

이 사람이 지금 나보고 이걸 먹으라는 것인가? - 그건 아닌듯. 딱 봐도 비어있음. (갸우뚱)

이걸 왜 여기에 놓은 것일까? - 그냥? (어이상실)

이거 쓰레기 아닌가? - 아놔, 여기가 쓰레기통인가? (분노)



기차 좌석 좌석 마다 앞자리에는 그물망이 있습니다. 한때는 쓰레기를 그 그물망 안에 넣었지만 요즘은 매거진을 비치하거나 물건 거치대 정도로 사용하고 있죠. 기차 카트에서 음식물을 사면 검은 비닐봉지와 함께 줍니다. 그냥 버리지 말라고. 안내방송도 나옵니다. 쓰레기는 나가는 문 쪽에 있는 쓰레기통을 이용하라고.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

제 앞에 탁 하고 놓고 간 이 음료 컵은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제가 있었던 곳은 출입구석이라 한 발만 나서면 쓰레기통이 있는 데다가 문도 자동문인데 뭐하는 짓일까요? 더구나 그 사람 그러고는 도착한 역에 내리던데 보통 나가는 길에 버리지 않나요? 다 먹은 음료 컵이 그렇게 무겁던가요? 참 홀가분하게 내리던데...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기차 기억하기로만 20년은 더 타고 다녀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뒤에서 놓고 획 내려버려 얼굴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신체건장한 양반. 그러지 말자. 이게 뭐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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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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