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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가정/생활
지은이 신은자 (애플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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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 내 눈엔 죄다 이상한 놈으로 보였다. [좋은 결혼, 나쁜, 결혼, 이상한 결혼] 또한 그랬다. 장녀에다가 사촌들 사이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위치인지라 결혼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길이 없었다. 아직 결혼 적령기도 아니어서 그저 결혼에 대한 달콤한 환상에 젖어 있는 내게 신은자, 신지아씨가 들려주는 결혼에 대한 이야긴 죄다 이상했다. 그래서 현실로 돌아왔다고 해야 하나? 아직도 진짜 그런가? 싶지만 옆집 언니, 이모가 되어 내 결혼 생활은 이러이러 했다고 생생히 전해주는 바람에 결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확실히 자라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같이 산다’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내가 꿈꾸는 결혼 생활은 작아도 깔끔한 집에 오순도순 사는 것. 다정한 남편과 호호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손잡고 산책 하는 것. 바르게 자라주는 아이와 친구처럼 대화하며 사는 것. 이게 다다. 하지만 남편에서부터 아이, 또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면 이웃집 누구 엄마, 시어머니, 친정 엄마 심지어는 나까지의 문제로 생각처럼 되는 것이 어렵다는 것. 그거 하나만은 인지되었다.


나의 문제에 대해 굉장히 인상 깊었던 챕터가 있었다. ‘몸만 커다란 미숙아가 또 다른 미숙아를 키우다’라는 제목이었다. 정상인 줄 알고 살았던 내가 아이를 낳고 나서는 애정결핍에 주의력 결핍장애에다 인내심마저 평균 이하인 미성숙한 어른이었다는 의외의 결론에 도달하는 내용이었다. 덜컥 겁이 났다. 다 그러면서 사는 것 아니겠냐 하다가도 막연히 아이가 좋다고 해서, 또는 부주의한 내 자신 때문에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가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면허증이 있다면 따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작가 남매는 나의 정신력 문제로, 육아 문제로, 부부 관계 문제로, 시어머니와의 문제로 나를 들었다 놨다 하며 혼을 쏙 빼놓았다. 매우 이상한 책이었지만 ‘결혼 무지증’에서 벗어나 장래 나 자신과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이의 엄마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아준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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