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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따른 자기 계발서라니, 분명 솔깃해 지는 주제였다.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하며, O형은 낙천적이고 AB형은 천재 아님 바보. 이런 큰 틀 속에 무수히 파생되는 혈액형에 대한 이야기들은 맞는것 같은데? 하면서 계속 귀 기울이게 되는 재밋거리이고 이야기거리였다. 오 이거 내 셩격이랑 비슷한데? 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그것이 자기 계발서와 만난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각 혈액형의 대표되는 성격과 그것으로 생긴 편견들을 이 책이 깨부수고 나를 좀 더 정진하게 해 줄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 책의 내용은 내 기대가 허황된 것이라 말해주었다.
그렇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란 거창한 이름을 가졌지만 실상은 인터넷으로 무한 파생되고 있는 '혈액형 이야기' 더하기 '별자리 이야기'다. 그냥 그렇게 그렇게 보고 지나가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초등학생이었을 때가 생각난다. 혈액형이나 사랑점, 별자리로 알아보는 성격 이런 류의 책을 사면 부모님께 꾸지람을 들었는데(아무 도움도 안된다고) 그래도 그게 뭐라고 똑같아! 될꺼야! 하면서 줄기차게 봐 왔던 추억. (그런 책을 이십대의 정점에 와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ㅎㅎ) 그런 추억에서 벗어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지금의 나는 이미 고정된 성격이 형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에 해당하는 점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던 그 아무도움이 정말 그렇구나 하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어쨋든, 그런저런 이유로 책을 참 '재미'로 흘러가듯이 봤다. A형 자기 계발서 이지만 A형 안에서 또 12가지의 별자리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정작 본인 또는 타인의 '자기 계발(?)'을 하려면 몇장만 보면 파악할 수 있다. 어찌나 간편한지.
보너스로 A형과 각 별자리에 맞는 공략법 까지 알려주니 종합 선물세트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이야깃거리를 즐길 사춘기 소녀 마음을 흔들기에 이 책의 내용은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계발서라는 제목은 재고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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