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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초에 ‘노다메 칸타빌레’(이하 노다메)라는 일본 드라마에 푹 빠져있었다. 어리버리 하면서도 상큼 발랄한 매력쟁이 노다메와 본인은 아니라 하지만 노다메에게 홀려가고 있는 치아키 외에도 한 사람 한사람이 모두가 주인공인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S오케스트라를 보고 있노라면 미소가 절로 났다. 이런 장르로 드라마를 만든 일본이 대단하고 우리나라 드라마 스토리의 진부성의 한계를 체감했다. (고 생각했다.)


때문에 ‘베토벤 바이러스’(이하 베바)라는 드라마가 올해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노다메의 기억속에 허우적대던 나는 훗- 하고 비웃었다. TV를 가까이 하지 않던 나로서는 주인공 김명민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었다. 내가 알만큼 유명한 출연진도 아니네, 에이 ....... 할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 노다메와 베바를 비교하며 한창 논쟁이 있었기 때문에 내 생각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그런데 베바가 하는 날이면 그 다음날 인터넷 뉴스기사를 통해 시청률이 어쩌고, 내용전개가 어쩌고 하더니 똥덩어리가 어쩌고 하더니 각종 패러디가 등장하는거다. 이건뭥미? 괜찮은 드라만가? (다운받아)봐야하나? 베바에 대한 급친절모드로 변신. 나중에라도 봐야지. 요렇게 맘먹게 되었다.



드라마 왕초나 고스트, 그녀가 눈뜰 때, 내 이름은 김삼순 등등과 영화 다빈치코드, 향수 등을 책으로 봤었기에 베바가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은 나를 베바의 세계로 인도하는 지름길이 되었다.



헥헥. 서론이 길었다.



여튼, 그렇게 읽게된 책으로 만난 베바. 결론적으로 말하면 50대 50이었다.





- 첫 번째 50


원작이 소설인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베바는 그런 부류가 아니어서 드라마를 보고있는듯한 책읽기가 되지 못했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 이 책을 읽었어야 한다는 강렬한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몇회에 누구(누구분)이 이런 장면을 연출했고 이런 곡을 썼고 ..... 이렇게 설명이 되는데 당췌 내가 그 드라마를 봤었어야지 ^^; 연상하려 애를 썼지만 아는 곡에 대한 설명이 아닌 부분은 드라마를 봐야겠군 하는 것 말고는 마음에 와닿지 못했다.  책 표지에는 서희태의 클래식 토크라는 부제가 있었는데 내가 클래식에 관한 책(그런 책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을 안봐서 어떻게 설명되는지 몰라서 그런가 제목에 부합한다는 느낌 또한 들지 않았다.





- 두 번째 50


드라마 베바의 주인공인 강마에가 지휘자였고, 책 베바의 저자 서희태님 역시 지휘자. 지휘자라는 것에 초첨을 맞추면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다. 바이올린, 피아노, 트럼펫 이런 악기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지휘자에 대한 이야기를 볼 때 리더쉽 이라던가 인간미, (관객 입장에서)보이지 않는 노력 등에 감동했다. 대학 시절 음악과 생활이라는 교양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살면서 클래식을 가장 많이 접한 기회였다. 그렇지만 대학 시절에도, 또 그렇게 홀릭했던 노다메를 보면서도 생각지 못했던 지휘자의 세계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첫 번째 50이 내가 드라마 베바를 봤었더라면 그 뒷이야기의 전개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을 텐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드라마 베바를 볼 때 책 베바를 기억하면 그것 또한 쏠쏠한 재미가 있을꺼라 생각기로 했다. 그러고 났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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