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랑 유치원 다닐 때 오복이가 우리 집에 친구를 초대하고 싶다고 했었어요. 친구 초대 약속은 서로의 부모님이 허락해야 가능한 일이고, 네 방과 네 것은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는 걸 알려주었지요. 당연히(?) 서로의 부모님과는 아무 접점이 없었고, 친구 초대는 늘 없던 일이었어요. ㅋ 4-5살이 호기롭게 내뱉은 지나가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ㅋ
사실 전 누구 초대, 너무 부담스러워요. 집을 잘 꾸미거나 치우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접대엔 소질 없고요. ㅠㅠ 누가 내 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반기지 않아요. 넘나 나만의 공간인데. ㅠㅠ 가족, 친구도 오지 않는 집에 아이의 친구라니. 그야말로 새로운 인간관계입니다. 그랬었는데! 어쩌다 보니? 오복이 친구가 우리 집에 왔어요. ㅋㅋ 오복이 인생 7년 만에 이런 일이. ㅋㅋㅋㅋㅋ
친구가 센스 있게 간식이랑 마실 물, 읽을거리까지 가져와서 접대는 안 해도 됐고. ㅋㅋ 둘이 꽁냥꽁냥 잘 놀더라고요. 그런데 집이 아주 그냥. ㅋㅋㅋ 자꾸 판을 벌려요. 거실 중앙에서 간식 먹고, 책 보고, 미술 활동하다가 확장된 거실에선 블록 놀이를, 현관 앞에선 장수풍뎅이를 관찰하고, 베란다로 나가서 숨기 놀이에 축구게임, 안방 침대에서 점프 뛰고 놀다 이젠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고. 이게 불과 1-2시간 만에 일어나더라고요? 통제 안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번 오픈해서 두 번은 쉬울 것 같은데 다행인지(?) 코로나19 상황이 너무 안 좋아졌고, 밖에서 친구 만나는 것조차 귀한 일이 되어버려서 뭔 일이 나지 않고서야 앞으로 없을 일이 되어버렸어요. 일이십 년 후 오복이가 유년시절을 떠올렸을 때 '친구가 우리 집에 딱 한 번 왔었다.'로 기억되는 건 아닐는지. 씁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