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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나오는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중 열 번째 책, 김애란 작가의 [칼자국]을 읽었다. 켄 리우의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를 보다가 머리 아파서 가볍게 읽으려고 집어 들었는데 좋았다. 아주 좋았다. 담담하게 엄마와 칼을 쫓아간다.

 

 

마음에 드는 표현들이 많았다. 단어가 살아있다고 해야하나? 팬티 위로 함부로 보이던 허연 엉덩이 골, 방바닥에 자빠져 어쩌고저쩌고, 대걸레질하라고 했더니 홀에 물만 발라 놨냐, 된장찌개 어떻게 하는 거냐는 물음에 "응. 된장 넣고 그냥 끓이면 돼."라고 말하는 것 등등 일상을 묘사하는 방식이나 대화가 생생하고 정감 있다.

 

소설 속 엄마의 일생을 따라가 보며 나는 자식에게 무언가로 기억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어쩐지 뭐가 많이 빈 느낌. 딱 하나로 수렴하긴 어려운 것 같다. 그것과 별개로 많이 못 해주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희뿌옇게 혹은 찍찍 그어져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면 좀 슬픈 거다. 엄마 노릇 쉽지 않네.

 

 

칼자국 - 10점
김애란 지음, 정수지 그림/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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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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