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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와 '변두리 로켓'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작가 이름만 보고 [민왕]을 선택했다. 일본 책 제목은 알쏭달쏭한 경우가 참 많다. 감히 무슨 내용인지 짐작 안 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출판사와 역자에게 '제목 번역, 이게 최선입니까?' 묻고 싶다. '민왕'이란 제목도 그러한데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이라고 하니 그제야 짐작은 해볼 수 있었다. 휴.

 

 

초반 몇십페이지까진 너무 힘들었다. 등장인물이 많고 정치는 잘 모르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냐 궁금해하면서 겨우 따라갔는데 아버지와 아들의 정신이 뒤바뀌는 부분에 가서야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 판타지 요소는 이케이도 준의 다른 작품과 달랐지만 결국은 옳다 여겨지는 쪽으로 수렴하는 이야기. 그런 뻔함에도 재미있었던 건 풍자가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세습 정치, 당파 싸움, 물어뜯는 기자, 정치스캔들, 기업문화와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소요소들이(몇 가지 예를 들자면 술의 내용물 바꿔치기라든가 대학 교수의 강의 스타일, 한자를 못 읽는 젊은 세대 등등이 있다.) 너무나 현실적인 블랙코미디가 벌어지는 세계였다. 몸과 마음이 뒤바뀐 판타지를 제외하곤 다 쓴웃음이 나온다.

 

'한자와 나오키'와 '변두리 로켓' 시리즈보단 별로지만 [민왕]도 나쁘진 않았다. 작가를 따라 작품을 읽다보면 이런 것도 있을 수 있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이었다.

 

 

민왕 - 10점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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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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