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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오후, 뇌종양(혈관모세포종) 수술 후 퇴원했습니다. 오복이는 그사이 훌쩍 컸더라고요. 사진으로 보고 말로만 전해 듣다가. ㅠㅠ 씩씩하게 잘 있었다고 했는데 엄마 껌딱지가 되어 자꾸 안기고, 엄마한테 다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이그 내 새끼. 쏙 안겨오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지만 쉴 틈을 안 주는 것 있죠. ㅋㅋㅋㅋㅋ 시끌벅적한 환경에 적응이 안 되는 퇴원 첫날이었어요.
5월 19일은 금요일이라 오복이가 어린이집 가는 날이었어요. 엄마가 데려다줬음, 데리러 왔음 좋겠다고 해서 산책 겸 등 하원 시켰어요. 거리가 가까워서 도전할 수 있었죠. ^^;; 등원시킬 때 어린이집 선생님이 절 귀신 본 듯 벌써 움직여도 되냐며 깜짝 놀라셨지만 쉬엄쉬엄 다닐만 하더라고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느낀 순간. 불길한 두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술 부위가 아픈 것이 아니고 앞머리 위주로 조이듯 오는. 퇴원약으로 받아온 진통제 세타마돌을 아침, 점심, 저녁에 먹는데 그걸로 가라앉지 않는 통증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침대와 한 몸으로 있었어요.
통증의 간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짧아져왔어요. 입원병동 간호사실로 전화해 세타마돌 하루 복용량을 확인하고(1일 8알까지 가능) 추가로 털어넣었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죠. 참을만한 두통이 아니었어요. 찌리리릿 아파오는 신호에 "아아아아" 하는 신음이 나왔죠.
5월 20일 새벽. 잠을 잘 수 없는 두통으로 신랑이 응급실 가자고 해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차를 빼 온다고 있으라는데 어지럽더라고요. 혼자 서 있을 수 없어서 어지럽다고 버럭 화를 내고 차 보닛을 잡고 주저앉았는데 순간 정신줄을 놓았나봐요. 정신 차렸을 땐 신랑이 119 전화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신랑 말에 의하면 10~20초 정도 실신했대요.
119를 처음 타 봤네요. 119가 지하주차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서(?), 못해서(?) 나가는 통로를 침대로 이동했는데 저 머리 수술 환자라고요. 머리가 아프다고요. 덜덜덜 거리면서 오르막길 올라가는데 정말 차라리 정신 잃는 것이 낫겠다 싶을 정도였어요. 차로 이동하는 순간도 으으. 힘들었던 기억뿐이에요.
집에서 가까운 개두술 환자를 받을 응급실이 있는 병원은 아주대학병원과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이 있어요. 아주대는 뭐 때문인지(병원 전산 문제라고 했나 들었는데 까묵. ㅋㅋ) 안 된다고 했고 동탄한림대로 가자고 하더라고요. 서울삼성병원에서 수술하고 퇴원한지 이틀이라고 했는데 관내를 비우는 것이 그렇다며 신랑과 구급대원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전 동탄한림대병원으로 가게 됐어요.
혈관모세포종으로 개두술 한 환자다. 통증이 심하다. 이런 설명을 했더니 진통만 잡으면 되는지 추가 검사를 할 건지 대화가 오갔고 일단 아픈 것부터 잡자고 해서 수액 달고 진통제 투여하고 혈압, 체온 이런 모니터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땐 뭐 거의 기억이 없어요. 눈 감고 있었고 진통제 맞고 잠들고 그래서. 신랑이 찍어놓은 사진이 한 장 있는데 환자복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그 사진을 보고 알았거든요.
날이 밝고 정신이 돌아왔어요. 그 와중에 오늘이 소독(퇴원할 때 이틀에 한 번 실밥 뽑을 때까지 동네 병원에서 받으라고 했었거든요. ㅋㅋ) 하러 가는 날이라는 것이 생각나 소독해 달라고 하고 택시 타고 집에 왔어요. 산정특례등록이 되어있어서 관련 응급실 비용이 많이 나오진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포스팅 하는 지금도 입원 중이라 돈이 어디에 얼마나 들어가고 있는지 정산은 안 되고 있습니다만.
5월 20일의 긴 하루는 이제 시작이네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겠습니다.
2017/06/07 - 뇌종양 개두술 후 이상한 두통과 퇴원 이야기
2017/06/05 - 뇌종양 조직검사 결과, 안과 협진, 귀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
2017/06/03 - 양성 뇌종양, 개두술 후 3일째. 그동안의 이야기
2017/06/01 - 뇌종양(혈관모세포종) 개두술 하던 날
2017/05/30 - 뇌종양(혈관모세포종) 수술 하루 전, 수술동의서 외 준비사항들
2017/05/28 - 혈관모세포종 의심, 수술 전 검사(뇌혈관조영검사/네비게이션MRI)
2017/05/17 - 뇌종양 양성을 바라보며, 서울삼성병원 입원 이튿날
2017/05/15 -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병동 입원 첫 날
2017/05/13 -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에 정착 그리고 산정특례 등록
2017/05/11 - MRI 검사 취소와 두통, 머피의 법칙 같았던 하루
2017/05/08 - 빅3 병원에 흔들리는 마음
2017/05/06 - 진료의뢰서 들고 아주대학병원 신경외과를 가다.
2017/05/04 - 두통과 어지러움이 있으면 CT, MRI 필수?!
5월 19일은 금요일이라 오복이가 어린이집 가는 날이었어요. 엄마가 데려다줬음, 데리러 왔음 좋겠다고 해서 산책 겸 등 하원 시켰어요. 거리가 가까워서 도전할 수 있었죠. ^^;; 등원시킬 때 어린이집 선생님이 절 귀신 본 듯 벌써 움직여도 되냐며 깜짝 놀라셨지만 쉬엄쉬엄 다닐만 하더라고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느낀 순간. 불길한 두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술 부위가 아픈 것이 아니고 앞머리 위주로 조이듯 오는. 퇴원약으로 받아온 진통제 세타마돌을 아침, 점심, 저녁에 먹는데 그걸로 가라앉지 않는 통증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침대와 한 몸으로 있었어요.
통증의 간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짧아져왔어요. 입원병동 간호사실로 전화해 세타마돌 하루 복용량을 확인하고(1일 8알까지 가능) 추가로 털어넣었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죠. 참을만한 두통이 아니었어요. 찌리리릿 아파오는 신호에 "아아아아" 하는 신음이 나왔죠.
5월 20일 새벽. 잠을 잘 수 없는 두통으로 신랑이 응급실 가자고 해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차를 빼 온다고 있으라는데 어지럽더라고요. 혼자 서 있을 수 없어서 어지럽다고 버럭 화를 내고 차 보닛을 잡고 주저앉았는데 순간 정신줄을 놓았나봐요. 정신 차렸을 땐 신랑이 119 전화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신랑 말에 의하면 10~20초 정도 실신했대요.
119를 처음 타 봤네요. 119가 지하주차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서(?), 못해서(?) 나가는 통로를 침대로 이동했는데 저 머리 수술 환자라고요. 머리가 아프다고요. 덜덜덜 거리면서 오르막길 올라가는데 정말 차라리 정신 잃는 것이 낫겠다 싶을 정도였어요. 차로 이동하는 순간도 으으. 힘들었던 기억뿐이에요.
집에서 가까운 개두술 환자를 받을 응급실이 있는 병원은 아주대학병원과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이 있어요. 아주대는 뭐 때문인지(병원 전산 문제라고 했나 들었는데 까묵. ㅋㅋ) 안 된다고 했고 동탄한림대로 가자고 하더라고요. 서울삼성병원에서 수술하고 퇴원한지 이틀이라고 했는데 관내를 비우는 것이 그렇다며 신랑과 구급대원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전 동탄한림대병원으로 가게 됐어요.
혈관모세포종으로 개두술 한 환자다. 통증이 심하다. 이런 설명을 했더니 진통만 잡으면 되는지 추가 검사를 할 건지 대화가 오갔고 일단 아픈 것부터 잡자고 해서 수액 달고 진통제 투여하고 혈압, 체온 이런 모니터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땐 뭐 거의 기억이 없어요. 눈 감고 있었고 진통제 맞고 잠들고 그래서. 신랑이 찍어놓은 사진이 한 장 있는데 환자복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그 사진을 보고 알았거든요.
날이 밝고 정신이 돌아왔어요. 그 와중에 오늘이 소독(퇴원할 때 이틀에 한 번 실밥 뽑을 때까지 동네 병원에서 받으라고 했었거든요. ㅋㅋ) 하러 가는 날이라는 것이 생각나 소독해 달라고 하고 택시 타고 집에 왔어요. 산정특례등록이 되어있어서 관련 응급실 비용이 많이 나오진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포스팅 하는 지금도 입원 중이라 돈이 어디에 얼마나 들어가고 있는지 정산은 안 되고 있습니다만.
5월 20일의 긴 하루는 이제 시작이네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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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3 - 양성 뇌종양, 개두술 후 3일째. 그동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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