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떨어져 산지도 벌써 7년 차 입니다. 막상 집을 떠날 땐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었던 잔소리에서 해방된다는 기쁨이 컸었는데 사람 마음은 어쩜 그리도 청개구리 같은지. 지금에서야 돌아보니 엄마라서 할 수 있었던 잔소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마음을 엄마는 어떻게 알았는지 집에 내려가면 잠시도 쉬지 않고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나라도 놓칠세라 따발총을 쏘아댑니다. 그럼 전 또 그게 잔소리로 들리죠. 아마도 저는 전생에 대왕 청개구리였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이런 생활의 반복 속에 엄마는 나름의 기술(?)을 터득하셨는데요. 그것은 바로 '기록하기'.


사진(▲)과 같은 것을 만드셨습니다. -_-;;;;

이름하여 '정보공유노트' 입니다.

말로 하면서도 뭔가 빠트린 것 같고, 말하다 보니 목도 아프고, 몇 번 말해도 중요한 내용들이 있고, 딸래미라고 둘 있는데 자꾸 말하면 잔소리로 들으니 '내가 틈틈이 적어놓을 터이니 집에 오거든 보거라' 이런 느낌입니다.


엄마의 노트에는 별의 별게 다 들어있습니다. 건강, 식품, 주방, 화장품, 법률, 부동산, 기타 등등.

엄마는 8시 뉴스 보고, 부족하다고 9시 뉴스 보고, 어디 가면 신문 보고, 심심하면 라디오 뉴스를 듣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이랑 드라마는 유치하다며 거의 안보고 불만제로, 위기탈출넘버원, 소비자고발과 같은 시사성이 있고 교육적인 프로그램만 봅니다. 그러니 적을 것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종종 문자와 e-mail도 이용하지만 노트는 최고봉입니다.

그 중에서 몇 가지 소개를 해 드릴께요. 누가 봐도 유익한 내용이 많아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 클릭하면 조금 더 또렷하고 크게 보여요. ^^;;




기능성이 강조되는 것의 이면도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미백 화장품이 피부에 좋지 않을 수 있고, 미백 치약이 치아의 마모를 빠르게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근데 출처도 있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급 드네요.)




치매 예방에는 손을 많이 사용하는 것,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 운동, 사회활동 등이 좋다고 합니다. 술과 담배, 고기는 좋지 않고요.





약에 대한 이야기가 크게 적혀있네요.
- 항생제와 우유는 같이 복용하면 안되고 물이랑 같이 먹어야 한답니다.
- 동시에 여러 병원에 가면 다른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현재 의사에게 보여주어 중복 처방(특히 항생제)을 막아야 합니다. 과다복용이 되니까요.
- 해외여행갈 땐 약을 미리 구비하는 것이 좋고요.
- 인터넷을 통해 약을 구입하는 것은 자제하라고 합니다.




홍보용으로 나눠주는 화장지에 형광증백제를 사용해 인체에 유해하다는 내용입니다. 청소할 때나 쓰지 피부에 닿는 것은 조심해야 한데요.




부동산 매매나 전월세 살면서 피해 발생시 대처요령과 계약할 때 유의점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살면서 부동산 거래할 일도 점차 많아지는데 큰 돈이 오가는 만큼 잘 알아둬야 하죠.



여기까지 입니다.


이렇게 적은 노트가 벌써 몇 권인지 모르겠습니다. 손으로 적는 것이 치매 예방이 되어서 좋다는 엄마.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치매 예방 속에 감춰진 딸들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다른 사람들 눈에 조금 과하다, 예민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어쩐지 지금은 엄마를 이해해버리는 딸이 된 제가 어색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

덧) 이 노트 속의 내용들 하나하나 포스팅으로 옮겨도 좋을 것 같아 블로그를 권해보지만 재주가 없다고 한사코 거절하네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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