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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하늘다래님 블로그 이벤트(http://seeit.kr/1266)를 통해 연우소극장에서 하는 연극 일곱집매를 보고 왔습니다. 늦은 후기네요. ㅎ


일곱집매는 그간 봤었던 연극들이랑 많이 달랐어요. 마냥 웃고 즐기면 되는 연극이 아니어서 마음이 무거웠고 그래서 어떻게 후기를 남겨야 하는지도 막막했던 연극이었습니다. ㅠㅠ


연극의 시간은 150분. 다른 대학로 연극에 비해 공연 시간이 길어 인터미션이 있더군요. 뮤지컬도 아닌 연극에 인터미션이 있는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그 사이 시간에 더 마음이 착찹해지 않았나 싶습니다.


연극의 스토리는 공식적인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연극 <일곱집매>는 평택 안정리 미군 캠프 험프리 부근 기지촌에서 살았던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입양'을 매개로 한국 기지촌 여성의 인권과 미국 여성의 인권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루는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찾아온 하나와 순영, 화자 할머니의 대화를 통해 평택 안정리 기지촌 여성들의 고단했던 삶은 드러난다. 정부는 기지촌 여성들을 민간외교관, 달러벌이 역군 등으로 칭송하고 노후 보장과 같은 말을 늘어놓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국가는 그들에게 무관심하고, 그 여성들은 독거노인으로 살다가 소리 없이 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이 집에 새들어온 필리핀 여성 써니는 가수의 꿈을 안고 한국에 들어 왔지만 미군 클럽의 스트리퍼로 일하며 한국 여성들이 떠난 자리를 채우게 되는데 이는 기지촌의 현재 및 비극적 역사의 변주된 반복을 드러낸다.

그 시대에 살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연극을 보고나니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일곱집이 다닥다닥 자매처럼 모여 살았던 그 곳. 누구나 일곱 쯤은 땅에, 가슴에 묻었어야 했던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 곳. 아픈 역사입니다. ㅠㅠ


배우 한 명 한 명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흠잡을 곳이 없었고(특히 욕쟁이 화자 할머니와 써니의 완벽한 필리피노 빙의) 스토리도 탄탄합니다. 연극을 보면서 눈물지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일곱집매는 지금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꼭 재공연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못 보신 분들은 그때 가서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진짜 연극 한 편 제대로 본 것 같습니다.

유명상, 김시영, 김지원, 김상보, 조시현, 최설화 배우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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